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보험금 타려고 두 다리 고의절단 대만 20대…범행수법도 '경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만서 작년 1월 20대 남성 보험사기모의

드라이아이스에 10시간 발 담궈 동상 결국 절단

사전에 8곳 보험가입 수술후 18억 청구

보험사 의심 신고…경찰 수사로 덜미 잡혀

아시아경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출처=픽사베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거액의 보험금을 타려고 두 다리에 일부러 동상을 입혀 절단하게 만든 대만 남성이 재판을 받게 됐다.

19일 대만방송국 CTS 등 현지 언론들은 대만범죄수사국(CIB)의 발표를 인용, 보험사기를 위해 실제로 다리를 절단한 타이베이에 거주하는 20대 두 남성의 사건을 보도했다. 둘은 창과 랴오라는 성(姓)으로만 알려졌다. 사건은 지난해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은 범죄집단에 진 빚을 갚으려고 보험사기를 생각했다. 방법은 드라아이스에 다리를 10시간 담가 괴사시켜 두 다리를 잘라내는 끔찍한 것이었다.

결국 창씨는 2월 병원에서 무릎 아래 절단 수술을 받으며 두 다리를 잃었다. 둘은 사전에 8곳의 보험사에 고액의 생명보험과 여행보험, 상해보험 등을 들었다. 그리고는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녔다. 보험사에 "추운 날씨에 오토바이를 타다 다리에 사고를 당했다"고 속일 셈이었다. 다리 절단 수술 한달 뒤 창씨는 보험사를 돌며 총 4126만 대만 달러(한화 18억원)의 보험금을 청구했다. 밤새 동상을 입었다는 이유로 23만 달러(1천만원)을 추가로 청구했는데 이 돈은 받았다.
아시아경제

황당한 보험사기 일당을 체포한 대만 형사경찰국의 브리핑 모습. 기사의 내용과 무관한 브리핑 장면. [사진출처=대만 형사경찰국]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수 보험사들은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반년도 채 안되는 기간에 보험가입과 사건발생, 청구가 이뤄졌다. 결국 보험사는 이들을 보험사기로 신고했다. 경찰도 수사하는 도중에 여러 미심쩍은 정황을 발견했다. 1월에 동상에 걸렸다고 하지만 대만의 1월 날씨는 우리와 달리 6∼17도 사이였다. 이 정도 기온에 두 다리가 동상을 입을 가능성이 극히 낮았다.

의료진도 "다리에 신발이나 양말 자국이 없었고 부상도 대칭으로 보여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동상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경찰에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압수수색을 통해 이들이 다리를 얼리는 데 쓴 플라스틱 양동이와 보험서류, 드라이아이스를 담은 상자, 휴대전화 8대, 태블릿컴퓨터를 발견했다. 최근 타이베이 지방검찰은 이들을 사기와 횡령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장씨는 두 다리를 잃어 의족을 하거나 휠체어에 의지해야 한다. 이 뿐만 아니라 보험금도 받지 못하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이 사건을 전한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일부 보험사와 당국이 팬데믹 이후 보험 사기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런던시 경찰 산하 보험 사기 단속국에 따르면 기회주의적 사기, 즉 누군가가 부상을 당한 척하거나 청구를 과장하려고 시도하는 경우가 2022년 3월부터 2023년 4월까지 61% 급증했다. 이 매체는 "지난 2월, 한국은 보험사기방지법을 개정해 위반자를 최대 10년 징역형 또는 3만7000달러 벌금형에 처하도록 더욱 엄중하게 처벌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