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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트럼프 '막말 리스크'…“피바다” “동물” 발언에 바이든표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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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도 ‘막말’ 논란이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자신이 당선되지 않으면 미국이 ‘피바다(blood bath)’가 될 거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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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오하이오 유세에서 '마가' 모자를 쓴 채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 중 자신이 당선되지 않으면 미국이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막말 논란을 자초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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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공화당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 후보의 유세에서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내가 당선되지 못하면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승리하지 못하면 다른 선거는 없을 것”이라도 했다.

트럼프는 또 불법 이민자들을 향해선 “그들을 ‘사람’으로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그들을 ‘동물(animal)’로 지칭했다.

트럼프의 강경 지지자들은 막말에 가까운 연설에 크게 환호했지만, ‘트럼프 리스크’를 핵심 선거 전략으로 삼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 측은 이를 대대적인 반격의 계기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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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여성 역사의 달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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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X계정에 트럼프의 영상과 함께 “이 사람이 또 다른 1월 6일을 원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미국 국민은 그에게 또 다시 패배를 안길 것”이라고 적었다. ‘피바다’가 선거에 불복하며 발생한 2021년 초유의 의회 폭력 사태의 재발을 예고한 말이란 주장이다.


18일 바이든 대통령 측은 아예 트럼프의 해당 발언을 강조한 광고를 제작해 공개했다. 45초짜리 새 광고에는 바이든이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피바다 발언을 시작으로 오로지 지금까지 논란이 됐던 트럼프의 각종 발언들만을 반복적으로 노출시켰다. 여기엔 백인 우월주의 집회, 나치 깃발, 1ㆍ6 사태를 주도한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를 지지하는 발언 등이 포함됐다.

바이든은 이날도 X에 해당 영상과 함께 “트럼프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몇 번이고 보여주었다”는 글을 올렸다. 논란의 발언이 돌발적 실언이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 마이클 타일러 바이든 캠프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MSNBC에 출연해 “이번 발언은 수년 동안 봤던 것과 동일한 수사”라며 “바로 트럼프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원의장 출신인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의원(민주ㆍ캘리포니아)도 “우리는 이 선거를 이겨야 한다”며 “왜냐하면 그는 피바다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는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나라를 망치는 가짜 뉴스 매체와 그들의 민주당 파트너들이 내 ‘피바다’ 용어 사용에 대해 놀란 척한다”며 “바이든의 자동차 수입이 미국내 자동차 산업을 죽이고 있다는 뜻이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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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오하이오 유세에서 '마가' 모자를 쓴 채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 중 자신이 당선되지 않으면 미국이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막말 논란을 자초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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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에서도 “언론이 흠집내기를 위한 거짓말을 퍼뜨린다”(스티브 데인즈 상원의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언론의 공격은 말도 되지 않는다”(J.D 밴스 상원의원)며 엄호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바이든에게 추격을 허용하며 사실상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시사지 이코노미스트가 미 통계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에 올라온 대선 여론조사 평균값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달 들어 두 사람의 지지율은 45%로 동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9월을 넘어서며 트럼프가 역전에 성공했던 여론의 흐름이 바이든의 재역전 기류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여론 변화에 대해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는 헤일리 사퇴 이후 현재까지 그를 접촉하지 않았다”며 트럼프가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만 의존하면서 외연 확장에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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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실제 공화당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였던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결국 트럼프 지지을 선언하지 않았고, 트럼프와 함께 1기 행정부를 이끌었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까지 “트럼프는 4년간 다뤄온 보수적 의제와 상충하는 의제를 추구하고 있다”며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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