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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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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닥’ 인슈어테크 1호 상장 도전… 김지태 대표 “보험으로 동남아 사로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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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인공지능(AI) 보험 진단 플랫폼 보닥을 운영하는 아이지넷의 김지태(34) 대표. /아이지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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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보험 진단 플랫폼 ‘보닥’을 운영하는 아이지넷이 국내 인슈어테크(보험+기술) 기업 중 처음으로 코스닥시장 상장에 도전한다. 아이지넷은 2019년 보닥을 출시한 이후 누적 보험중개액 5000억원을 달성, 매출 기준 국내 인슈어테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1년·2년 동안의 보험계약 유지율이 각각 98%와 95%에 달하는 등 알짜배기 계약을 따내는 회사로 평가받는다. 아이지넷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

김지태 아이지넷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아이지넷 본사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IPO를 추진한 이유에 대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200억원 정도의 매출이 예상되고, 3년 안에 1000억원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그 이상을 하기 위해선 무조건 해외로 나가야 한다”라고 했다.

아이지넷이 운영하는 보험 플랫폼 보닥은 AI를 활용해 고객의 보험을 진단한 뒤 새로운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회사다. 자회사로 설계사 170여명 규모의 법인보험대리점(GA) 더파트너스를 가지고 있다. 매출의 90%가 보험 판매 수수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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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지넷은 다른 대규모 GA처럼 눈에 띄는 매출을 올리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1년·2년 계약 유지율이 95% 이상으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GA업계 평균(80%)보다 높다. 보험 계약 후 2년 동안 보험을 해지한 고객이 10명 중 1명도 되지 않는 것이다. 그만큼 불완전 판매가 없고 장기적으로 보험사에 이익이 되는 고객을 사로잡는 회사로 평가받는다.

김 대표는 높은 계약유지율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자체 개발을 통해 특허 8개를 획득한 AI 기술을 꼽았다. 김 대표는 “고객이 가입한 보험은 잘못됐으니 해지하고 우리가 추천하는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려주는 것이 보험 진단이다”라며 “해지하지 않을만한 상품을 정확히 추천하기 때문에 고객과 보험사 모두 좋아한다”라고 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 일문일답.

―IPO를 추진하는 이유가 뭔가.

“아이지넷이 해외로 진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지넷은 보험 생태계에서 세대교체를 하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해외 진출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베트남은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젊은 세대가 많아 보닥이 가진 강점이 통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베트남 진출을 목적으로 오랜 기간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왔다.”

―상장 가능성을 어느 정도 확신하나.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떠한 결정이 맞는 것인지 고민하는 것보단, 결정을 해놓고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결정이 옳았는지는 나중에 손쉽게 평가할 수 있다. 과감하게 도전하고, 도전을 성공으로 만드는 과정에 집중하는 게 ‘사업가적 마인드’라고 생각한다.”

―플랫폼 보닥을 직접 사용해 보니 결국 보험에 가입하려면 설계사와 카카오톡 등을 통해 상담을 해야 한다. 설계사와 얼굴만 맞대지 않았을 뿐이지 결국 설계사를 통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다르지 않다. 이게 진정한 인슈어테크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

“지금 당장 보험 가입의 모든 과정을 AI로 대체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게 아니다. 다만 고객이 보험 계약서에 서명하는 최종 결정에는 인간인 설계사가 개입해야 한다는 게 아이지넷의 결론이다. 보험은 최소한의 인간 개입이 필요한 영역이 아닌가 싶다. 글로벌 인슈어테크사 위폭스 등도 비슷한 구조로 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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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태 대표. /아이지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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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 보닥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지 않으면 상품을 판매할 기회도 줄어드는 구조로 보인다. 다른 GA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것 아닌가.

“보험에 가입하려는 수요보다, 가입한 보험이 정말 좋은 것인지 점검하기 위한 수요에 집중하고 있다. 고객은 믿을만한 누군가가 내 보험을 검증해 줬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내가 보험에 제대로 가입한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가입한 것도 있고, 지인 권유에 못 이겨 가입한 경우도 있다. 만약 잘못 가입한 보험이 많다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수요로 전환될 것이다.”

―대면 영업 중심의 GA와 아이지넷은 결이 다르다는 말로 이해되는데, 국내의 다른 인슈어테크와 비교했을 때의 경쟁력은 뭔가.

“경쟁사들은 고객의 보험을 ‘분석’하는 것이고, 아이지넷은 유일하게 ‘진단’이 가능한 회사라고 생각한다. 평균 대비 많은 보험료를 내고 있다고 조언하는 것은 분석이다. 고객이 가입한 보험이 잘못됐으니 해지하고 다른 상품에 가입하라고 판단을 내려주는 게 진단이다. 진단이 정확하다 보니 고객들이 보험 해지를 하지 않는다. 그동안 축적했던 데이터베이스의 절대적인 양과 직접 개발한 AI 기술 등이 있어 가능한 것이다.”

―과거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논의 당시를 보면 설계사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뺏어간다며 시위를 벌였다. 저항에 부닥칠 수 있을 것으로도 생각된다.

“아이지넷은 보험사와 완벽히 같은 편이다. 우리가 고객들에게 보험을 가입시켜 주고, 그 계약이 계속 유지되다 보니 보험사는 당연히 좋아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일부 GA들은 싫어할 수 있다. 대형 GA들이 버티면서 여전히 매출을 잘 올리겠지만, 인슈어테크가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10~20년이 지나면 달라질 것으로 본다. 태생적으로 인슈어테크가 이길 수밖에 없는 경쟁이라고 본다. 전국 곳곳에 이마트가 있어도 쿠팡이 경쟁에서 이긴 것과 마찬가지다.”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등 보험 시장에서 플레이어가 될 생각은 없는가.

“현재까지는 계획에 없다. 아이지넷은 보험으로 출발했지만 헬스케어에 집중하고 있다. 각 회사가 상황에 맞게 자신들만의 사업을 만들어가면 된다. 아이지넷은 기술 기반의 테크 기업이고 플랫폼 비즈니스를 한다. 보험 산업의 세대교체를 아이지넷이 주도할 것이다.”

☞김지태 대표는

▲미국 조지워싱턴대 금융학 학사 ▲조지원싱턴대 파생상품연구원 ▲現 아이지넷 대표이사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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