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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르포] 차도 맞춤제작시대…고객 취향 따라 만드는 벤츠 마누팍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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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진델핑겐 '센터 오브 엑설런스'…인테리어 등 고객이 직접 디자인

마이바흐·S클래스·AMG 등 대상…스티치 등은 장인이 직접 수작업

(진델핑겐[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22일(현지시간) 독일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의 본사가 있는 슈투트가르트로부터 20여분간 차를 타고 달리자 벌판 위로 콘크리트 건물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이곳은 1915년 설립된 벤츠의 진델핑겐 공장으로, 진델핑겐 도시 자체가 벤츠 공장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증명하는 공장 내 고목들을 하나둘 지나자 잘 정리된 정원 위로 재활용 콘크리트와 유리로 이뤄진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연합뉴스

메르세데스-벤츠의 '센터 오브 엑설런스' 내부
[촬영 김보경]



언뜻 보기에 미술관이나 고급 카페 같은 이곳은 고객에게 맞춤화한 자동차를 만드는 '마누팍투어'(Manufaktur)가 진행되는 벤츠의 '센터 오브 엑설런스'(Center of Excellence)다.

수공예품이라는 뜻을 지닌 마누팍투어는 고객이 직접 자신의 차량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최근 고급 자동차 브랜드들이 속속 도입하고 있는 비스포크 서비스의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고객은 차량의 외장 색상은 물론 시트를 만들 가죽의 종류와 그 가죽을 꿰매는 스티치의 모양까지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차 안 대시보드를 원하는 나무나 소재로 제작할 수 있고, 가죽에 엠보싱을 넣거나 시트에 원하는 문양을 새길 수 있다.

차는 고객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탁월한(excellent) 상품이라는 벤츠의 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마누팍투어의 책임자인 알렉산더 슈미트는 이날 센터를 방문한 전 세계 기자 20여명에게 "2022년 문을 열고 고객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해왔다"며 "하루 5∼6대가 이곳에서 인도되는데, 고객들은 자신들이 직접 디자인한 차량을 인도받으며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1층과 1.5층, 2층으로 지그재그로 나누어진 건물에는 마누팍투어의 대상인 마이바흐와 S클래스, G클래스, EQS 모델들이 곳곳에 전시됐다. 벤츠의 고성능 라인인 AMG와 SL 모델들도 찾을 수 있다.

가장 안쪽에 들어가자 지난해 국내 영화 '길복순'에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던 오프로드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클래스가 평소 보기 힘든 '쨍한' 파란색을 띠고 세워져 있었다.

G클래스 뒷벽에는 차량 외장에 적용할 수 있는 100여개의 색상 샘플이 진열됐다.

G클래스 고객은 이 중 30개의 색상을 고를 수 있다. 샘플에 없는 색상은 고객이 직접 제안할 수 있고, 마이바흐의 경우 지붕과 차체의 색이 다른 투톤 디자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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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팍투어의 외장 컬러 선택 장소
[촬영 김보경]



G클래스 공간을 나오니 무광 주황색의 S클래스 580 모델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차량은 외장 색상도 주목받았지만, 실내의 회색 가죽 시트와 노란색 스티치가 기자들의 발길을 멈춰세웠다.

차량 옆에는 S클래스 인테리어에 적용될 수 있는 가죽과 실 샘플이 색상별로 전시됐지만 이 시트의 색상과 스티치 디자인은 직접 고객이 제안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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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요청으로 맞춤 제작한 벤츠 S클래스 시트
[촬영 김보경]



마누팍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고객은 방탄차도 제작할 수 있다.

센터 중간에는 곳곳에 탄흔 흔적이 남은 S클래스 모델의 도어가 진열됐는데, 고객은 총알 등을 맞았을 때 유리창 등이 얼마나 손상되는지를 보며 원하는 소재로 차체를 만들 수 있다.

'차 애호가'로 알려진 벨기에 필리프 국왕과 할리우드 스타인 새뮤얼 잭슨,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센터에 직접 방문해 이러한 방탄차를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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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차 전시물
[촬영 김보경]



이날 센터의 하이라이트는 벤츠의 최고급 라인인 마이바흐의 제작 상담이 이뤄지는 마이바흐 아틀리에였다.

마이바흐 아틀리에는 벤츠 본사가 위치한 독일과 마이바흐의 최대 시장인 중국에만 존재한다. 이에 더해 벤츠는 이보다 위 등급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브랜드센터'를 올해 서울에서 세계 최초로 오픈한다.

벤츠의 4대 시장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마이바흐가 잘 팔리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보여 준다고 현지 관계자들이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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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바흐 아틀리에의 가죽 시트 샘플
[촬영 김보경]



이날 마이바흐 아틀리에에서는 수공예 장인 2명이 운전대와 머리받이 쿠션의 스티치를 직접 수놓고 있었다.

마누팍투어의 실내 인테리어팀에는 이러한 수작업을 하는 장인 250명이 소속됐는데 이들은 작업에 투입되기 전 3년간의 교육과정을 먼저 수료해야 한다.



이날 시연을 보인 코넬라 노슈카(머리받이 쿠션)와 요아니스 밧짜라스(운전대)는 각각 34년과 28년의 경력을 자랑했는데 이중 코넬라 노슈카는 아버지와 딸까지 3대가 같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벤츠는 전했다.

또 다른 책임자인 알렉산더 두벤다흐는 "우리는 높은 질과 디테일, 열정, 전통 등 4가지를 중시하는데 마누팍투어는 여기에다 선택, 즉 고객의 개성을 추가한다"며 "고객의 바람을 담은 차를 만들고, 이를 통해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영감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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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바흐 아틀리에에 전시된 마이바흐 S580 4MATIC
[촬영 김보경]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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