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정보보고서 삭제' 전 서울청 간부 첫 실형

[앵커]
이태원 참사 직후 경찰 내부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습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혐의로 기소된 경찰 간부가 실형을 선고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유서현 기자!

재판부의 판단이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오늘(14일)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에게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박 전 부장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는데, 법정구속은 면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관련 혐의로 기소된 경찰 간부가 실형을 선고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법원은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태원 참사는 우리 사회의 안전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조직이 임무를 다 했는지 등이 쟁점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박 전 부장 등은 자료를 보존하고 협조할 책임이 있음에도 사고 이전의 정보 보고서를 지우는 등 형사 사건 증거를 인멸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앞서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해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고, 이들은 직무 규정에 따른 일이었다고 혐의를 부인해왔습니다.

윗선에 보고된 정보보고서는 이미 목적을 달성해 폐기해도 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공공안녕을 위해 작성된 이 사건 보고서는 핼러윈 행사가 무사히 종료되기 전까지는 목적을 달성한 게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1심 법원은 윗선 지시를 받고 보고서를 직접 삭제한 정보과 직원 곽 모 경위에 대해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은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인 지난 2022년 11월 용산서 정보관이 만든 정보보고서 4건을 업무용 PC에서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지난해 6월 법원이 보석 청구 받아들이면서 그동안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앞서 이태원 참사 관련자 중 해밀톤 호텔 대표이사는 불법 증축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는데, 검찰이 항소했습니다.

지난달 기소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은 다음 달 11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고,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의 1심 재판도 서부지법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유서현 (ryu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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