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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日위안부 피해자 기리는 남산공원 '기억의 터' 다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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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오는 12월까지 재조성…예술성·공공성 등 심의 통해 선정

머니투데이

지난해 성추행 유죄 판결로 물의를 빚은 민중미술가 임옥상 화백의 조형물이 철거된 서울 중구 남산공원 '기억의 터'가 연내 시민들의 곁으로 새롭게 돌아온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국내 작가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거쳐 '기억의 터' 공간을 다시 꾸미는 '재조성 추진계획'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옛 통감관저에 조성된 '기억의 터'는 2016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곳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47명의 이름과 증언, 김순덕 할머니의 그림 등이 있다.

시는 "의미 있는 공간에 성추행 선고를 받은 임씨의 작품을 그대로 남겨 두는 것은 생존해 계신 위안부 피해자뿐만 아니라 시민의 정서에 반하는 행동"이라며 "기억의 터 조성 의미를 퇴색시킬 뿐만 아니라 위안부 피해자는 물론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철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기억의 터' 자체를 훼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에 "기억의 터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철저한 검증과 국민 의견을 반영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대체 작품을 재설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시는 오는 12월까지 '기억의 터' 재조성을 진행한다. 예산으로 총 4억원을 편성했다. 오는 3월부터 6월까지 치유와 기억의 장(가칭)'이란 주제로 국내 문화예술계 작가, 건축가, 디자이너 등을 대상으로 작품 공모를 받을 예정이다. 국내 작가가 협업을 진행할 경우 외국 작가도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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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서울 중구 남산 기억의 터에 설치된 원로 민중미술가 임옥상 화백의 조형물 '세상의 배꼽'이 중장비로 철거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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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범위는 '기억의 터' 전체이며 참여 범주는 설치미술, 디자인, 건축, 조경 등 제한이 없다. 시 관계자는 "조형물 하나를 세운다는 개념이라기보다는 터 전체를 새롭게 구성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5~7인의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6월 중 심사를 통해 작품을 선정한다. 특히 임 화백의 작품 논란을 계기로 공공성 검증을 철저히 한단 방침이다. 선정된 작품에 대한 작가 검증, 표절 여부 등 향후 사회적 문제 발생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최종 설계안과 관련한 자문 및 심의를 진행한다. 작품 설치는 오는 12월까지 이뤄진다.

시는 아울러 건립취지문, 위안부명단, 할머니증언, 김순덕 할머니의 그림 등 가능하면 기존에 설치된 콘텐츠는 최대한 활용하고, 통감관저 터 비석과 거꾸로 세운 동상 등 역사적 교육장소와 함께 시민이 편안히 휴식하는 공간이자 일상적 추모공간으로 조성한다. 공모 후 작품 선정 시엔 작품 기획방향 등 설문조사를 통한 시민의견도 반영한다.

시 관계자는 "오는 3월까지 재조성 추진을 진행할 시행사를 선정할 것"이라며 "기억의 터 내 공간과 기존 콘텐츠를 최대한 반영한 작품을 구현하고, 기존 기억의 터 해체 이슈를 감안한 작품의 예술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고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기존 조형물에 새겨진 내용 대부분을 새로 제작하는 조형물에 담겨질 수 있도록 추진방향이 결정된 것에 대해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향후 작품 공모 및 심의 등을 진행하면서도 기존 건립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공청하는 과정이 이뤄지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시가 관련단체 등의 의견을 무시하고 기습적인 철거를 단행한 것과 관련해선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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