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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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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로나19 공식화 2주 전 DNA 분석까지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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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건복지부 문건 근거 WSJ 보도
"중 과학자, 염기 서열 정보 등록 뒤 삭제"
한국일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했던 2020년 1월 28일 리커창 당시 중국 국무원 총리가 후베이성 우한 현지의 한 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대화하고 있다. 우한=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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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코로나19의 존재를 공식 발표하기 전에 이미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까지 마친 상태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보건복지부가 최근 코로나19 발원을 추적 중인 미 연방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문건을 제출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중국 과학자들은 2019년 12월 28일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의 염기 서열 분석 자료를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운영하는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젠뱅크'에 등록했다. 당시 후베이성 우한에서는 폐렴 환자가 속출하고 있었고, 중국 정부는 이에 "원인 불명의 폐렴"이라는 입장을 내고 있었다.

중국 당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를 공식 보고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공식화한 것은 2020년 1월 11일이었다. 미 보건복지부 문건대로라면 중국은 공식화에 앞서 최소 2주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유발하는 병원체인 'SARS-CoV-2'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유전자 정보를 등록한 이는 중국 의학과학원 산하 세균연구소 소속인 릴리 런 박사다. 하지만 런 박사는 자신이 등록한 정보를 2020년 1월 16일 삭제했다고 WSJ는 전했다. 또한 자신이 발견·연구한 내용을 논문으로 발표하지도 않았다.

런 박사가 삭제한 유전자 염기 서열 분석 정보는 이후 중국 당국이 발표한 염기 서열 분석 정보와 사실상 동일했다는 게 미 보건부의 판단이다. 또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런 박사의 정보가 2020년 1월 5일 중국 보건 당국과 공유됐지만, 다른 국가 과학자들에게 공개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런 박사는 당시 상황 관련 WSJ 문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중국은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알았으면서도 이를 숨긴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번 보고서가 중국이 정치적 의도에 따라 코로나19 바이러스 정보를 숨겼는지를 증명하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다른 국가들보다 먼저 인지하고 있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WSJ에 지적했다. 프레드 허친슨 암 센터 소속 세균학자 제시 블룸은 "(중국이) 염기 서열 정보를 즉시 공개했더라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몇 주 앞당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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