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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아시아나 화물 매각, 내달 본격 착수… 관건은 인수 후보 LCC들의 자금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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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두고 경쟁사 동향을 파악하는 등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독과점 심사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막았던 유럽연합(EU)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조건으로 사실상 합병 승인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현재 대한항공 측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 참여 의향을 내비친 곳은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4곳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일부는 자금력이 인수전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재무적투자자(FI) 확보 등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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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세워진 대한항공 항공기 앞으로 아시아나 항공기가 지나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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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은 최근 삼정KPMG에 접촉, 원매자 현황 및 본입찰 참여 요건 등을 재확인했다. 삼성KPMG는 지난해 10월 대한항공과 함께 LCC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바 있다.

이들 LCC 4개사는 오는 2월부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독과점을 이유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막았던 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이 제시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등 독점 시정 조치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져서다.

실제 로이터통신은 지난 12일 EU 경쟁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EU는 대한항공이 독점 시정 조치안으로 제시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및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등 4개 노선 이관 등을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U 경쟁당국은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LOI를 제출한 국내 LCC를 대상으로 독과점 해소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견 파악도 진행했다. 당시 국내 LCC 대부분은 독과점 해소 효과가 있을 것이란 답변을 내놨고, EU 역시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IB업계에선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4개사 모두가 매각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화물사업부 운영을 위해서는 항공운송면허(AOC)가 필요한데, 이들은 모두 해당 면허를 확보한 상태다. FI만 확보하면 인수에 충분히 나설 수 있다.

이미 일부 LCC는 인수전 참전을 희망하는 FI들과의 컨소시엄 구축 논의도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해마다 조 단위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 사업부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이미 누적 기준 1조1345억원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자금력이 이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거래 가격이 5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부채도 1조원 넘게 떠안아야 하는 탓이다. 여기에 화물기 투입 등 추가 투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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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화물2호기가 인천국제공항 화물청사에서 대기하고 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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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을 유력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국내 1위 LCC 업체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0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 등을 보유하고 있다. 모그룹인 애경그룹이 지원에 나설 경우 인수 자금 및 투자 재원 마련이 어렵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지난해 10월에는 LOI를 내지 않았다가 뒤늦게 참여했다”면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참여 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LCC 최초로 화물 전용기를 도입하는 등 자금력은 물론 사업 노하우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도 자금력에서는 제주항공에 밀리지 않는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본잠식 등 재무 건전성 악화를 겪기도 했지만, 작년 1월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1500억원을 들여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유상증자로 이스타항공에 1100억원을 투입했다.

VIG파트너스는 이후 AOC를 재발급받는 데 성공하면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자격을 획득했다. 최근 항공기를 10대까지 늘리며 올해 흑자전환도 예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VIG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1조5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며 자금을 확보해 둔 상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 동원력 측면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에어인천은 화물 전용 항공사고,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운송에 특화돼 있어 사업 경쟁력은 각기 갖춘 상태라 이들이 FI를 확보할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동주 기자(dont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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