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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연말에도 돈 빌린 중소기업들…"자영업자보다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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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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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은행이 중소기업에 내준 대출잔액이 지난해에만 27조원 늘어났다. 통상 재무 관리 등을 위해 상환 규모가 큰 연말에도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대출을 늘렸다. 경기둔화로 자금수요가 커진 탓인데, 고금리가 길어지며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늘어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말 중소법인 대출잔액은 311조3919억원으로 전년 말(284조1226억원) 대비 27조2693억원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12월을 포함해 매달 잔액이 늘어났다. 통상 12월은 기업들이 연말 결산을 앞두고 대출을 상환하는 시기다. 그런데도 지난해 12월에는 전월 대비 1조1473억원 늘면서 2022년 12월(-2207억원) 이후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소기업들이 은행을 찾는 것은 경기둔화로 자금 수요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지난해 4분기 대출수요는 28로 전 분기(17)에 비해 11포인트(P) 뛰었다. 같은 기간 대기업의 대출수요는 14, 가계(주담대)는 3이었다.

금리가 올라가고 있음에도 중소기업들의 대출수요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이 지난해 9~11월간 취급한 중소법인 물적담보대출의 연 5% 이상 금리 비중은 71.3~88.8%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각각 △국민 77% △신한 81.2% △하나 71.3% △우리 74.2% △농협 88.8%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중소기업 10곳 중 7~8곳이 5% 이상 고금리 담보대출을 받은 셈이다. 이같은 고금리 비중은 1년 전(55.9~72.1%)과 비교해 은행별로 적게는 1.6%p, 많게는 21.1%p 늘어난 것이다.

고금리가 지속되며 제때 빚을 상환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중소법인 대출 연체율은 0.59%로 1년 전(0.22%)보다 두 배 이상 치솟았다. 같은 기간 0.29%에서 0.51%로 상승한 개인사업자 연체율보다도 높은 수치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데다가 최근 태영건설 사태로 회사채 시장에 충격이 일부 있기 때문에 은행 자금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소상공인에 집중된 은행권의 상생금융을 일부 중소기업에도 지원하는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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