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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여의도풍향계] 학폭·막말·갑질 '퇴출'…시대가 바꾸는 공천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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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학폭·막말·갑질 '퇴출'…시대가 바꾸는 공천의 기준

[앵커]

정치권은 이번달 중순쯤 공천관리위원회를 꾸리며,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내보낼 후보들을 추릴 예정입니다.

여야 모두 공천 부적격 항목으로 학교 폭력과 갑질 논란을 비중있게 추가한 점이 눈에 띄는데요.

당대 사회 분위기가 바꾸는 공천의 기준, 장윤희 기자가 여의도풍향계에서 짚었습니다.

[기자]

정치권에 12월은 매우 특별한 시기입니다.

오는 12일부터 중앙선관위는 내년 총선에 도전할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접수를 시작하고, 이번달 중순에서 하순, 여야는 공천관리위원회를 띄우며 공천 모드에 들어갑니다.

이를 위해 여야는 후보자의 적격성을 가릴 공천 규칙을 준비해왔습니다.

여태까지 논의된 내용을 보면 더욱 엄격해진 도덕성 평가가 눈에 띕니다.

4년 전에는 두드러지 않았던 학교폭력 논란이 대표적입니다.

지난 봄. 배우 송혜교가 주연을 맡았던 학폭 소재 드라마 '더 글로리'가 인기를 끌며 학폭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는데요.

여기에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 학폭 논란으로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사건이 터지며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정순신 / 변호사(지난 10월 11일·국회 교육위 국정감사)>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 번 더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이런 일을 야기한 것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들께도 송구한 마음입니다. 죄송합니다."

이후 대통령을 근접 보좌하는 참모진, 김승희 전 의전비서관이 딸의 학폭 논란으로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지자, 학폭 평가는 더 깐깐해졌습니다.

<배준영 /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지난달 16일)> "자녀의 학폭이라든지, 자녀의 학폭이 일어난 경우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든지 이런 것들을 저희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범주에 보고…."

학폭은 진영 논리를 떠나 국민적 공분이 큰 사안입니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이 문제를 22대 총선 후보 부적격 평가의 중요 잣대로 내세우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강화된 도덕성 평가는 각 정당이 겪은 사건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여권에서 공직자들의 학폭 문제로 몸살을 앓자 공천 심사에 반영키로 했다면, 민주당의 경우는 '막말 논란'이 공천 평가에 등장한 점이 눈에 띕니다.

최강욱 전 의원의 여성비하 발언, 강경파 의원들의 막말 논란이 계기가 된 겁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반적인 징계 절차를 건너뛰고, 최 전 의원에게 당원자격 정지 6개월 비상 징계를 내리며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박성준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지난달 22일)> "당내 막말과 설화,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 엄정한 대처 및 경각심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을 놓고 당내에서 "막말 이력을 공천 평가에 엄격히 반영해야 한다", 반대로 "막말 논란을 공천까지 반영하기에는 모호한 측면이 있다"는 격론이 벌어졌는데요.

지도부는 고심 끝에 이를 공천 항목에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한병도 /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지난달 24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막말과 설화,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검증의 단계부터 엄격하게 검증하고 이를 공천 심사에 반영할 것입니다."

국민의힘에서도 이번 사례를 참고해 막말과 설화 논란을 도덕성 평가에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4년 전에는 큰 존재감이 없던 '코인 논란'이 공천 평가에 들어갈지도 관심사입니다.

김남국 의원의 거액의 코인 보유와 거래 논란이 그 계기가 되었는데요.

공직자 재산 공개 대상에 가상화폐도 들어가게 됐으니, 이 항목도 공천 심사에 면밀히 따질 필요성이 생긴 겁니다.

먼저 고심하는 쪽은 민주당입니다.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으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에 홍역을 치러야 했는데요.

김 의원 사건으로 도덕성에 상처를 입은 만큼 이를 상쇄하기 위한 공천 기준을 마련하자는 데에는 뜻을 모았습니다.

<김병기 / 민주당 중앙당 공직자검증위원장(지난달 16일)> "그 중 특별하게 가상자산 같은 것이 그동안 논란이 됐으니 그걸 보겠다는 겁니다."

다만 가상 화폐를 거래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닌 만큼, 가상 화폐와 관련한 '부적절성' 세부 기준이 어떻게 마련될 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이외 여야는 성범죄의 경우 가해자를 두둔하거나 피해자를 조롱하는 '2차 가해' 이력이 있으면 후보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고, 직장 내 괴롭힘, 갑질 논란, 마약 이력도 엄격히 평가하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공천 룰은 그 시대의 감수성, 사회 변화상을 반영하기 마련입니다.

국민들이 공직자에게 요구하는 잣대는 엄격해지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커져가는 현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국민들의 기대에 근접할 후보들을 얼마나 선보일 수 있을까요.

앞으로 여야가 확정할 공천 룰, 한번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go@yna.co.kr)

#공천룰 #평가 #도덕성 #후보 #학폭 #막말 #갑질

PD 김효섭

AD 김희정

송고 방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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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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