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픽업 차량'에…밤만 되면 전쟁터로 변하는 이곳

[기자]

밤만 되면 전쟁터로 변하는 곳이 있습니다. 학원가에서는 학생들을 태우려는 차량들이 몰리며 도로가 혼잡해지기 일쑤인데요, 단속을 해도 불법 주정차는 계속되고, 위험한 상황도 많습니다.

서울 대치동 학원가입니다. 도로 한쪽에는 비상등을 켠 채 차들이 줄을 서있는데요, 주정차 금지구역이라는 푯말이 있지만 소용 없습니다. 자녀를 기다리는 학부모들이 대부분입니다.

[앵커]

학원이 끝나는 밤 10시가 되면 도로는 더 복잡해진다고요?

[기자]

차선 2개에 불법주정차를 한 셔틀버스와 승용차들이 뒤엉켜 있습니다.

정류장 앞이 막히자 학생들은 아예 도로에 내려가서 버스를 탑니다.

학생들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겁니다.

[학원버스 운전자 : 애들 나올 시간에 그거는 어쩔 수 없잖아요. 과태료 날아오죠. 한 달에 두세 건. 주차장 만들면 좋은데 그게 여건이 안 되죠.]

[앵커]

학생들이 걷는 길에 아슬아슬하게 차가 계속 들어오고 정말 위험해 보이네요.

게다가 소화전 5미터 이내 부근은 주정차 절대금지구역인데, 저런 곳에도 버젓이 차가 서있다고요?

[기자]

소화전 5m 이내와 인도, 버스정류장 10m 이내는 '주정차 절대금지구역'입니다.

1분만 지나도 과태료 대상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서울 중계동과 성남 정자동 등 다른 학원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그런데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CCTV를 추가로 설치하고 단속을 강화한 곳도 있지만,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지자체 관계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지자체 관계자 : 현장 단속은 의미가 없어요. 단속원이 가면 움직이니까. (학원도) 학부모에게 차량을 자제해 달라는 협조를 해 달라던가…]

결국 학원가 주정차를 없애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있다고요?

불법주정차를 하고 있는 차량의 차 번호를 표지판에 띄우고, 자리가 비어있는 인근 주차장으로 안내를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이달 초 불법주정차가 많은 학원가 15곳에 설치했는데, 효과가 있는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교통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심재익 :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도로는 공공의 시설이지 (학원가) 특정 집단을 위한 시설이 돼선 안 됩니다. 주차 시설이 있으면 지자체에서 학원하고 협의를 해서 그쪽으로 돌릴 수 있는…]

[앵커]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겠죠. 오늘밤도 많은 학생들이 학원가를 오고 갈텐데, 불법주정차 때문에 안전이 위협받아선 안되겠습니다.

이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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