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정부 출범 570일 만에 정책실을 신설하고 용산 대통령실을 3실장 체제로 개편했다. 기존 김대기 비서실장,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에 이어 장관급 정책실장에 이관섭(62·행시 27회) 국정기획수석을 임명하면서다.
정근영 디자이너 |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신임 이관섭 정책실장 산하 경제수석에는 박춘섭(6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사회수석은 장상윤(53) 교육부 차관이 맡는다고 발표했다. 이날 인선을 하진 않았지만 신설하는 과학기술수석도 정책실장 산하에 편제된다. 김 비서실장 산하에 남는 정무수석은 한오섭(57)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 홍보수석은 이도운(59) 대변인이 각각 승진 임명됐다. 시민사회수석은 황상무(59) 전 KBS 기자가 발탁됐다. 이날 임명된 이관섭 실장을 제외한 새 수석들의 정식 보임일은 12월 4일이다.
이 정책실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중이던 1983년 행시 27회로 상공부에 입부한 뒤 에너지자원실장과 산업정책실장, 1차관을 지낸 정통 산업부 관료 출신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8년 1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발해 사장직을 던졌다.
지난해 8월 정책기획수석으로 발탁된 뒤 “탁월한 정책 기획력과 조율 능력을 발휘해 굵직한 현안을 해결해왔다”는 김대기 실장의 소개대로 대통령실 안팎에서 ‘정책 별동대’라 불렸다. 화물연대 파업과 시민단체 불법 보조금 실태 조사 등 굵직한 현안을 책임졌다. 이 실장과 오래 일한 정부 관계자는 “8월 잼버리 파행 논란 때 소방수로 투입됐는데 짜증 한 번을 안 내더라. 식수가 부족하거나 교통편이 더 필요하단 보고가 올라오면 곧바로 담당 과장과 통화해 해결했다”고 일화도 소개했다. “말단 행정 요원의 말도 끝까지 듣는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이날 “각종 경제 지표가 회복세를 보임에도, 여전히 민생은 어렵다”며 “당장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모든 가용한 정책을 총동원해 물가 안정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정책실 신설 후 이 실장이 맡았던 정책기획수석 자리는 없어졌지만, 그가 맡았던 국정기획과 정책조정, 국정과제, 국정 홍보, 국정메시지 비서관실은 정책실장 직속으로 남는다.
신임 한오섭 정무수석은 진중한 성격의 전략통이다. 학생 운동을 하다 환멸을 느낀 뒤 2000년대 중반부터 뉴라이트 운동에 투신했다. 대선 때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조율했고, 정권 출범 뒤부터 국정상황실장을 맡았다. 한 수석은 “당과 대통령실, 국회와 대통령실 간의 소통에 소홀함이 없도록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은 기자 출신으로 KBS 뉴욕 특파원과 사회부장을 지냈다. 2015~2018년 9시 뉴스 메인 앵커를 지냈다. 황 수석은 “더욱 낮고 겸허한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대변인에서 승진한 이도운 홍보수석은 서울신문 정치부장, 문화일보 논설위원 출신 언론인 출신이다. 이 수석은 “더 폭넓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조달청장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다. 박 수석은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수석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상윤 사회수석은 1970년생으로 수석 중 가장 젊다. 장 수석은 “현장 중심으로 소통하면서 국민의 마음을 얻는 정책으로 갈등을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권호·박태인 기자 kw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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