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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고유가에 다시 잡힌 발목…전기요금 상승 어디까지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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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다시 잡힌 발목…전기요금 상승 어디까지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오프닝: 이광빈 기자]

안녕하십니까. 이광빈입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이 풀어갈 이슈, 함께 보시겠습니다.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고유가가 장기화될 거라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는데요.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고,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데요. 에너지 가격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기름값이 오르면서 전기요금과 교툥요금에도 영향을 미칠 텐데요. 물가 우려가 깊어지면서 이미 사회 곳곳에서 긴 한숨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에너지 가격 불안으로 인한 상황, 먼저 나경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불황에 오르기만 하는 기름값·교통비…서민 살림 '팍팍' / 나경렬 기자]

[기자]

30년 가까이 화물 트럭을 운전해 온 김영진씨.

연일 치솟는 기름값이 두렵기만 합니다.

좋지 않은 세계 경제 사정에 운반할 화물량은 줄었는데 유류비는 전보다 더 많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영진 / 화물차주> "(기름값이) 조금만 더 오르면 운전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어떤 차들은 적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 사람들이 현찰 쥐고 차 산 사람이 아니라 할부금에, 거의 아사 직전이죠."

화물기사들의 최저임금이라 불리는 안전운임제는 8개월 전 일몰돼 이들을 보호할 장치도 없습니다.

하지만 기름값은 무섭게 뛰고만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연장 결정에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탓이 큰데,

국내 휘발유 경유 가격은 지난 7월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른 건 기름값뿐만이 아닙니다.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버스요금이 큰 폭으로 올랐는데 다음달엔 지하철 요금도 인상됩니다.

서울 시내버스 요금은 25% 올랐고, 광역버스의 경우 인상률이 30%에 달합니다.

1,250원이던 지하철 요금도 다음달 1,400원이 되고 내년엔 150원 또 오릅니다.

<김지윤 / 경기도 고양시> "월급은 그대로인데 교통비가 오르니까 아무래도 출퇴근할 때 맨날 이용을 해야 하는 게 대중교통이잖아요. 그래서 조금 부담되는 것 같긴 합니다."

오를 대로 오른 물가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건 자영업자들입니다.

재룟값에 전기, 가스요금 등 오르지 않은 걸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위축된 경기에 손님들의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습니다.

<한상기 / 식당 운영> "전기세, 도시가스, 휘발윳값 할 것 없이 270(만원) 나오던 게 300(만원)이 나오니까 전기세가. 임대료 해내가려면 장사가 돼야 하는데 참 장사가 어렵죠."

< A씨 / 식당 운영> "한두달 사이에 더 안 좋아졌어요. 돈을 안 쓰는 걸 확실히 느껴. 왜냐면 쓸 돈이 많으니까. 먹는 것부터 줄이는지…"

경기는 침체되고 물가는 오르는, 반갑지 않은 경제 상황 속에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나경렬입니다.

#불황 #인플레이션 #기름값

[이광빈 기자]

정부와 정치권 모두 에너지 요금을 올리는 데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입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연장하고, 전기요금 인상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한대 기자입니다.

[겨울철·선거 앞두고 부담…에너지값 인상에 신중/ 조한대 기자]

[기자]

주요 산유국들이 연말까지 원유 생산을 줄이기로 결정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유류비 상승과 이에 영향을 받는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졌습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에너지 요금을 인상하기엔 국내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다시 3%대로 뛰어올랐고, 조만간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을 앞두고 있어 서민 생활에 직격탄을 줄 수 있어섭니다.

내년 4월 총선도 생각해야 하는 정부와 정치권 모두 인상 얘기를 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인 겁니다.

이에 정부는 올해 59조원 가량의 세수 감소가 예상되지만, 일단 유류세 인하를 당분간 유지할 방침입니다.

<추경호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지난 15일)> "최근 높은 국제유가 변동성에 대응하여 유류세 인하와 유가연동보조금을 10월까지 연장했으며, 향후 국제유가 추이에 따라 추가 연장 여부도 검토하겠습니다."

전기·가스 요금 추가 인상에도 신중한 모습입니다.

한국전력이 고유가·고환율 때문에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인 구조이긴 하지만 한전의 자구책 마련이 우선이라는 겁니다.

<방문규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지난 13일 인사청문회)> "적어도 국민들한테 그런 요금 조정이 필요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되려면 (한국전력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선행되지 않고는 그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전의 내부 쇄신 이후엔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도 한전의 위기에 우려를 보인만큼 추후 요금 인상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서민들의 생활을 고려하면서도 포퓰리즘을 경계하는 균형 잡힌 정책을 정부와 정치권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연합뉴스TV 조한대입니다."

#유류세 #전기요금 #가스요금 #인하 #인상

[코너 : 이광빈 기자]

에너지 값이 올라 소비자 부담이 커질수록 주택이나 빌딩에서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개별 주택이 소형 발전소 역할을 하는 풍경이 점점 더 많이 생겨날 텐데요. 미국에서는 에너지 자립형 주택 보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를 활용하는 것인데요.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로부터의 저렴한 천연가스 공급이 제한되면서 유럽에선 기존 주택용 태양광 패널 보급이 늘어나는 데다, 히트펌프 수요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화석연료 보일러의 신규 설치를 금지하는 법안이 속속 통과되면서 히트펌프의 수요가 더 커질 전망입니다.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23'에서는 친환경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용이 강조됐습니다. LG전자는 아예 고효율 에너지 기술을 집약한 소형 모듈러 주택을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스마트코지'라는 이 제품에는 4킬로와트(㎾)급 태양광 패널 지붕,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는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이 사용됐습니다. 여기에 에너지 효율이 높은 자체 가전 제품을 갖춰놓았는데요.

삼성전자도 IFA 2023에서 1인 가구를 겨냥한 친환경 소형 모듈러 주택 '타이니하우스'를 전시했습니다. 태양광 패널과 가정용 배터리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저장하는 시스템을 갖췄는데요. 삼성전자의 TV, 가전, 갤럭시 모바일 기기 등을 연결해 전력 사용량을 효율화했습니다.

빌딩에서 자체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태양전지연구센터는 지난해 뉴욕주립대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빌딩 창호로 사용할 수 있는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창호는 도심 건물 면적에서 45% 정도를 차지하는데요. 향후 빌딩 태양광 발전 시대가 열릴지 주목됩니다. 주택과 전기자동차가 가상발전소 역할을 하는 시장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상발전소 시장이 급성장 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주택 내 태양광 패널과 연결된 에너지 저장장치와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분산된 전원을 클라우드 기반의 AI 소프트웨어를 통해 통합 운영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개념인데요. 국내에서도 가상발전소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상승에도 한국전력은 제때 요금을 올리지 못해 누적 부채만 200조원을 떠안고 있습니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 외에 다른 방안을 먼저 찾겠다지만, 한전 적자해소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김주영 기자입니다.

[고통분담 한계…'요금인상' 불가피 지적 / 김주영 기자]

[기자]

7월 초 이후 기름값 오름세가 이어지자, 정부는 지난달 정유사들에게 고통분담을 요청했습니다.

국제유가 상승분을 초과하는 가격인상을 자제해달라는 겁니다.

정부의 고통분담 요구에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곳은 한국전력입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발전비용도 비싸지는데,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력을 사오는 가격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한전은 최근 몇 년간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전기요금을 그에 맞게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랜 기간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에 빠졌다가, 지난 5월 겨우 상황을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한전은 구입비용과 판매가격이 10% 이상은 벌어져야 손해를 면한다고 설명합니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 "송변전 설비 투자비라든지 유지보수 비용, 지역사업소에서 판매비라든지 인건비, 감가상각비 이런 것들 기타 비용이 결국 더 붙여서 팔아야 되는데 역마진이 해소가 안되는 거죠."

이렇게 쌓인 한전의 부채는 6월 말 기준 201조4,000억원에 달합니다.

빚으로 빚을 돌려막는 '한전채' 발행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한전채는 자본금과 적립금을 더한 액수의 최대 5배까지 발행할 수 있는데, 이를 기준으로 책정된 올해 한전채 한도는 104조6,000억원입니다.

지난달 말 기준 한전채 발행 잔액은 78조3,000억원인데, 올해 수조원대 적자가 나면 발행 한도가 대폭 쪼그라들어 내년에는 채권 발행 자체가 아예 막힐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정부는 한전 적자해소 방안으로 구조조정을 언급했습니다.

<방문규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22일, 연합뉴스TV 출연)>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우선 구조조정을 먼저 하고 그 이후에 유가 동향이라든지 우리 국민 경제의 여건이라든지 한전 재무구조의 전망이라든지 종합 검토해서 요금 조정 등을 결정해나가겠습니다."

이를 두고 임시방편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유승훈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의융합대학 학장> "한전이 한 해 동안에 인건비로 쓰는 돈이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10%가 안됩니다. 구조조정으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억제하기에는 한전의 누적적자가 너무 큰 상황이죠."

결국 한전의 완전한 정상화를 이끌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요금인상이라는 얘깁니다.

"한전은 출범 62년 만에 처음으로 정치인 출신 사장을 맞았습니다. 한전의 가장 큰 숙제가 재정정상화지만, 김동철 사장이 에너지 분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주영입니다."

#한국전력 #한전적자 #전기요금

[클로징: 이광빈 기자]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다가 진정됐던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했습니다.

국제유가 상승에 지난 달 수입물가가 4.4%나 오른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수입물가지수는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지난해 3월 이후 1년 5개월만에 최대치입니다. 이렇듯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물가 경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동절기를 앞두고 국제 LNG 가격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돼, 4분기에는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해 보이는데요.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가 커지는 역마진 구조 때문입니다.

경기 불황 속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는데,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시름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경기 대책이 중요한데, 지속가능성을 중심에 둔 중장기적인 에너지 관리 정책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은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에너지값 #국제유가 #전기세

PD 김선호

AD 이영은

송고 이광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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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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