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2 (목)

이슈 IT기업 이모저모

中화웨이 창업자 "美 제재는 압력이자 동기 부여…난 애플 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애플 팬이냐' 질문에 "배우고 비교할 기회 준 교사가 있어 기뻐…팬이라고 해도 과언 아냐"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의 런정페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제재는 압력이자 동기 부여이며 애플은 화웨이의 교사"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20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런정페이는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ICPC)에 참가한 대학생과 교수 등 코치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이는 대회 기간인 지난달 21일과 26일 나온 발언이지만, ICPC 재단 베이징본부의 홈페이지에 전날 공개됐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를 내장한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인 '메이트 60 프로'를 지난달 29일 전격적으로 출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는 점에서, 런정페이의 발언 공개 시기가 '조절'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자리에서 런정페이는 '애플 팬이냐'는 질문을 받고 "배우고 비교할 기회를 준 교사가 있어 매우 기쁘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나는 애플 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와 관련해선 "제재가 본격화하기 전에는 화웨이의 기본 플랫폼을 미국에 구축했으나, 제재 이후에는 이를 바꿔야 했다"면서 "지난 4년간 화웨이 직원 20만명의 노력 끝에 자체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미래에는 반드시 미국 플랫폼과 동일한 기반으로 실행되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상호 연결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런정페이는 그러면서 "화웨이는 기초 이론 과학연구를 중요시하며 매년 30억∼50억달러(약 3조9천900억∼6조6천50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며 "ICPC를 지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런 언급은 화웨이가 첨단반도체·5G 기술의 자립을 이뤄가고 있다는 걸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미국은 2019년 5월부터 화웨이를 겨냥해 5G용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화웨이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돼 미국 안보를 해칠 수 있다고 봤다. 이후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봉쇄'가 본격화됐다.

미국은 작년 8월 중국을 배제한 반도체법(CHIPS Act)을 발효한 데 이어 한국·대만·일본과 함께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인 '칩4'를 운용하는가 하면 첨단 반도체 제조 필수장비인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의 중국 수출도 차단했다.

이에 중국 당국이 지난 5월 21일 마이크론의 제품이 보안 위험을 초래했다면서 관련 제품 구매를 중지시켰고, 8월 1일부터 갈륨·게르마늄 수출 제한을 시작한 데 이어 근래 애플의 아이폰 사용을 사실상 제한해온 가운데 화웨이가 이번에 7나노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7나노 스마트폰은 3나노 반도체 기반의 애플·삼성전자 스마트폰에는 크게 뒤처지지만, 화웨이와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기술 압박·봉쇄를 뚫고 '기술 자립'을 이룬 결과라면서, 14억 인구의 중국 시장을 바탕으로 '애국 소비'를 여론몰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아이폰 판매량의 5분 1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이 위협받게 된 미국 애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그동안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엄격히 통제했는데도 화웨이의 7나노 스마트폰 양산이 성공한 걸 계기로 '통제 망'을 다시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상하이 로이터=연합뉴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30일 중국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 인근의 보잉 상하이 항공 서비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난 27일 러몬도 장관은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2023.08.30 clynnkim@yna.co.kr



특히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전날 "중국이 7나노 칩을 대규모로 제조할 수 있다는 어떤 증거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화웨이가 문제의 7나노 반도체 칩을 확보한 경위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미국의 요청으로 ASML의 첨단 장비가 중국에 수출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이 어떻게 7나노 공정 프로세서가 내장된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했는지 궁금해한다.

문제의 7나노 공정 프로세서가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의 2세대 7나노 공정 칩 '기린 9000s'로 확인된 가운데 미국은 SMIC를 상대로 심층적인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kjih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