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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육사 '일단 숨겨라'...기강해이 사건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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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육군사관학교에서 연이은 기강해이가 발생하고 있지만 사실을 숨기기에만 급급하고 있어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육사는 지난 5월 생도 간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사건이 발생한 지 1주일 만에 언론에 알려지고 나서야 "조사가 끝나면 발표하려 했다"고 말했다. 생도들이 해외방문 기간에 음주 ㆍ마사지 업소를 출입한 사건도 언론에 보도돼서야 공식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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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군 관계자는 "육군사관학교는 4학년 A생도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갖고 휴대전화를 훔친 혐의로 구속되자 24일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언론에 사실이 흘러나가지 않도록 보안을 유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생도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진 날짜는 지난 13일이며,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것은 22일이다. 육사 A생도는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17세가량의 미성년 여성과 금품을 대가로 성매매를 했지만 금품을 주지 않아 미성년 여성이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24일에 육군 내부에서조차 정확한 사고 경위와 신고여부 확인을 밝히지 않았다.

육사에서는 생도가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첫 사례이고 연이어 터지는 기강해이로 '언론에 보도될 경우 어떤 결론이 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육사는 24일까지만 해도 군 내부 담당수사기관 외에는 어떤 기관도 알지 못하도록 보안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사관학교는 지난 5월 생도 간 성폭행이라는 초유의 사건으로 육사교장(중장)이 전역 조치된 뒤 세 달도 되지 않아 또다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해 육사생들의 기강해이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시 육군은 육사 교장을 위원장으로 한 '육사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관생도 인성교육과 교수 및 훈육요원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육군사관학교 생도 9명은 음주ㆍ마사지 업소에 출입했다가 현장에서 적발돼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육군사관생도 3학년 173명은 5일부터 12일까지 태국 깐짜나부리와 방콕을 방문했다. 방문목적은 정전 60주년을 맞아 한국전쟁 참전국 봉사활동을 하기 위한 '2013년도 태국 전사연구ㆍ봉사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생도들의 해외방문 기간은 7박8일 일정이었지만 봉사활동 기간은 6~8일로 3일이 전부였다. 육사생도들은 봉사활동 기간에 태국 수도 방콕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한국전 참전 용사촌 람인트라 지역을 방문하고 집수리와 식목활동을 했다. 이 외에 일정은 태국 육군사관학교 방문, 파타야와 방콕 관광일정으로 구성됐다.

봉사활동을 마친 육사생도 9명은 9일 유명 관광지인 파타야의 한 호텔에 짐을 풀고 4명, 5명씩 짝지어 숙소를 빠져나갔다. 당시 4명은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 적발됐고 5명은 마사지업소에 출입했다가 육사훈육요원에게 각각 적발됐다.

육사는 이들이 지시를 어기고 숙소를 무단이탈한 것으로 보고 공무출장 중 지시 불이행 혐의로 자체 조사를 거쳐 26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생도 9명이 징계위에 회부된 것은 육사 개교 이래 최대 수치다.

육사의 기강해이와 성폭행 사건에 이어 성매매 사건이 발생하자 군 안팎에서도 학교차원에서도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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