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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밀크플레이션에 가격 싸고 보관 편리한 ‘수입산 멸균 우유’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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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균 우유 수입 1년 새 46% 증가...국산 절반 가격
10월 국산 원윳값 8.8% 인상
신선도·국산 우유 시장 경쟁력 악화 문제


매경이코노미

서울 시내 대형마트 우유 판매대 모습.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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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멸균 우유를 찾는 국내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보관 기간이 길다는 점이 매력 요소로 꼽히지만 국내 우유 시장 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은 과제로 남았다.

7월 3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멸균 우유 수입량은 1만8379t으로 전년 동기(1만4675t)보다 25.2% 증가했다. 수입액은 약 1531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1% 증가했다.

멸균 우유는 고온에서 가열해 미생물을 없앤 제품이다. 평균 보관 기간은 1년으로 일반 우유(최대 10일)보다 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수입 멸균 우유 구매 이유 관련 ‘보관이 간편해서’라는 응답이 30.7%로 가장 많았다.

가격도 국내산 흰 우유보다 저렴하다. 전체 수입량의 75%를 차지하는 폴란드산은 ℓ당 가격대가 1600~1800원대 수준으로 국내 일반 우유(현재 2900원대)보다 1000원 넘게 싸다.

최근 몇 년간 수입산 멸균 우유 중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1만484t이던 멸균 우유 수입 중량이 2022년에는 3만1461t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이에 따라 2020년 796만달러에 불과했던 수입액은 2021년 2배가 넘는 1643만달러를 거쳐 지난해 233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3000만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유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원윳값이 과도하게 올라 국내산을 선택할 유인이 떨어진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각종 원자재와 인건비·에너지 가격 등이 올라 농가 보호를 위해 원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지만, 결과적으로 국산 우유의 시장 경쟁력을 갉아먹게 됐다는 지적이다.

신선도에 대한 우려도 있다. 수입산 멸균 우유는 장거리를 장기간에 걸쳐 이동하기에 안전성을 보장하기 어렵고, 국산과 달리 원유 등급이 표시되지 않는다. 반면 국내산 멸균 우유 유통기한은 평균 12주로, 1년인 수입산 멸균 우유에 비해 짧다. 국내산 신선 우유는 착유 후 적정 온도로 바로 냉각시킨 후 신선한 우유 상태 그대로 3일 내 유통된다.

한편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10월부터 흰 우유 원유 가격을 ℓ당 88원(음용유 기준)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흰 우유 1ℓ 제품 소비자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2800~2900원 정도여서, 인상된 값이 적용되면 3000원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우유가 들어가는 빵·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이 전방위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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