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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콩국수도 2만원 시대?…곡물 무기 삼은 러시아, 가격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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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로 살아남기]러시아, 수출길 막자 곡물가 또 급등

[편집자주]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 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 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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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을 막자 밀, 콩,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지금보다 더 올라갈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농산물 투자에 유의하라고 말한다.

28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밀 선물가격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부셀당 7.127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밀 가격은 지난 25일 최고 부셀당 7.7725달러까지 오르며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밀과 함께 주요 곡물로 꼽히는 옥수수와 대두는 지난 27일 기준 부셀당 5.4225달러, 13.98달러를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밀보다 반등폭이 크진 않지만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모습이다.

러시아 흑해 곡물 수출협정이 종료되고 나서부터 곡물 가격 상승에 불이 붙었다. 지난 17일 러시아는 1년 전 체결했던 흑해 곡물 수출협정을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흑해 곡물 수출협정은 식량 공급난 해소를 위해 EU(유럽연합) 등 서방국가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 곡물 수출길을 열어놓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년 연장이 가능하나 러시아가 서방국가의 비협조를 근거로 조기 종료한 것.

이에 전 세계가 다시금 식량난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는 전 세계 밀 수출국 1위, 우크라이나는 4위다. 두 국가의 밀 수출량을 합치면 전 세계의 약 30%를 차지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의 흑해 곡물 수출협정 종료로 곡물 가격이 현재보다 최대 15% 정도 더 뛸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IMF 홈페이지와 외신 등에 따르면 피에르 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흑해 곡물 수출협정이 지난해 전 세계에 충분한 곡물 공급을 보장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현 상황에서) 곡물 가격이 10~15% 상승하는 게 합리적인 추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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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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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시장에선 이런 상황을 반영해 선물 및 관련 증권상품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 농산물 관련 증권상품 중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KODEX 3대농산물선물(H) ETF(상장지수펀드)의 거래대금은 러시아 흑해 곡물 수출협정 종료 선언 이후인 지난 19일 14억7900만원으로 올들어 가장 많았다. 이날도 3억700만원이 거래됐는데 연초(3900만원) 대비 7배 이상 많았다.

증권가에선 곡물 가격의 변동성에 주의하라고 당부한다. 흑해 곡물 수출협정이 종료되더라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이 완전히 봉쇄되는 건 아니지만 협정 종료 전보다 수송량이 절반 정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아울러 지난해 러시아가 원유, 천연가스, 밀 등 원자재를 무기 삼아 서방국가들에 잠재적 위협을 가했는데 이와 같은 일이 향후에도 벌어질 수 있다고 본다.

황지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흑해 곡물 수출협정 파기로 공급망 교란이 심화된다면 우크라이나 밀 수출량이 현재보다 약 20% 정도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도 "러시아의 원자재 무기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며 "흑해 곡물 수출협정의 연장 여부, 나아가 러시아의 또 다른 원자재 무기화 움직임 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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