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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세계에서 가장 큰 갤러리"…도시의 벽에 붙여진 '희망의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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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에서 가장 큰 갤러리는 어디일까요? 미술관이 아닌 세계의 거리를 주 무대 삼아 20여년 간 전시회를 열어온 거리 예술가 JR이 서울을 찾았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얘기로 기존 예술 관념을 넘어서는 과감한 시도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서연 기자입니다.

[기자]

2007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가르는 국경 양쪽 벽에 서로 같은 직업을 가진 두 나라 사람들의 대형 얼굴 사진들이 나란히 붙었습니다.

모두 익살스럽고 즐거운 표정으로, 서로를 적으로 생각했던 당시 심각한 분쟁 상황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2017년,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대엔 거대한 눈동자 사진이 내걸렸습니다.

미국에 불법 체류하던 한 멕시코 청년의 눈입니다.

작가 JR은 이 사진 주변에 수백 명의 미국인과 멕시코인들이 둘러앉아 함께 식사하며 소풍을 즐기는 이벤트를 기획했습니다.

[JR/ 사진작가 겸 거리예술가 : 예술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소풍을 즐기는 건 불가능해 보이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예술가로서 시도해 본 겁니다.]

거리와 도시 건물 벽을 캔버스 삼아, "세계에서 가장 큰 갤러리를 소유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JR.

그는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 특히 소외된 이웃들의 모습과 이야기를 렌즈에 담아왔습니다.

편견과 통념을 뒤집고,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면 과감한 시도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의 작품으로 예술이 전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폐허 건물과, 교도소의 높은 돌담도 예술 무대로 탈바꿈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직접 자신의 사진을 찍고 사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한 '인사이드 아웃' 프로젝트엔 50만여명이 참여했습니다.

JR은 지금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난민 문제 등 동시대 글로벌 이슈에 대한 작업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장희정)

김서연 기자 , 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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