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찰이 지난 달 1박 2일 서울도심 집회와 관련해, 오늘(9일)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참여를 중단하면서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은 'MZ 노조'를 참여시키는 방안 등을 예로 들었는데요. 대통령실이 원칙적인 노동정책을 강조하면서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열사정신 계승하여 건설노조 사수하자!/건설노조 사수하자! 열사정신 계승 투쟁!]
경찰이 오늘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지난 달 16~17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1박 2일 집회 등의 '집시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면서 부텁니다. 앞서 지난 달 1일 노동절에 고 양회동 건설노조 제3지대장이 정부의 '건폭몰이' 수사에 항의하며 분신, 사망했죠. 이후 도심집회가 이어졌고, 수사 대상이 된 장옥기 위원장을 포함한 건설노조 간부들은 양 지대장의 장례를 마친 후에 경찰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경찰은 기자회견 하루 만에 전격 강제수사에 돌입했습니다.
[장옥기/건설노조 위원장 (유튜브 '민주노총' / 어제) : 1박 2일 표현의 자유를 불법으로 매도해서 저희를 출석하라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상주로서 이것은 엄연히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후 우리 유가족과 모든 장례 절차를 잘 마무리하고 일정을 맞춰서 자진 출두하겠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밝힙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관계자 : 서로 현장에서 당신들 할 것만 하고 가면 되는 거니까 우리가 하는 것에 대해서 일체 간섭하지 말았으면 좋겠고, 우리 조합원 동지들도 뭐 일체 여기 있는 경찰들과 시비 대거리할 필요 없습니다. 동지들 이해하셨습니까? {예.}]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 점점 깊어져만 가고 있는 모습이죠. 앞서 민주노총은 '열사정신 계승'을 외치며 정권 퇴진 기조로 돌아섰고요. 한국노총도 어제,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전면 투쟁을 선포하며 가세했습니다. 법에 근거한 노·사·정 대화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도 전면 중단했습니다.
[김동명/한국노총 위원장 (어제) : 먼저 노동자 전체를 적대시하며 탄압으로 일관하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전면적인 심판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합니다. 이번 광양 사태에서 보듯이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우리의 힘으로 멈추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광양 사태는 계속될 것이고…]
그런데 이 부상당한 노동자,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이, 바로 최저임금위 위원이었습니다. 현재 구속된 상태인데요. 이 때문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는 어제 최저임금위 회의, 결국 파행됐습니다. 노사간 이견이 있었던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지급' 역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지도 못했습니다.
[류기섭/한국노총 사무총장 (어제) : 노동자 위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최저임금 심의를 진행하는 것은 불합리한 부분이 있으니 위원장님께서 규정과 범위 내에서 대책 마련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정부와 노동계, 경영계의 공식 대화기구인 최저임금 위원회와 경사노위가 모두 진행이 어려운 상태인 건데요. 앞서 경사노위 정상화, 즉 노동계와 정부의 대화를 위해선 김문수 위원장이 교체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었죠. 그런데 대통령실은 원칙론을 고수했습니다. "불법이 자행되고 있는데 공권력이 눈감아야 하냐"면서, 경사노위 유지를 위해 노동정책 원칙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 겁니다. 노동계를 아울러야 할 김 위원장 역시 지난 광양사태에서 경찰이 더 많이 다쳤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꼭 한국노총이나 이미 경사노위 틀에서 나간 민주노총과 대화해야 하느냐는 뜻도 밝혔습니다. 노동계와의 대화 창구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건데, 이른바 'MZ노조'를 예로 들었습니다.
[김문수/경제사회노동위원장 (유튜브 '로타임즈' / 어제) : 한국노총 위원장이 반대하더라도 밑바닥에 가면 꼭 그렇지 않습니다. MZ노조라고 하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있어요. 여기서는 대통령이 지금 '회계 장부 공개하라' 이러니까 정부에서 하라 그러기 전에 자기들이 먼저 해버린다, 이런 데도 있지 않습니까.]
"MZ 세대 의견을 면밀히 듣고 재검토 하라"는 건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이기도 했죠. '주 69시간 노동제'로 불렸던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이 노조의 반발에 부딪혔을 때 얘깁니다. 그런데 정작 MZ 노조라 불렸던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는, 주 69시간 노동 터무니 없다고 반대 입장을 냈었는데요.
결국은 노동 정책의 내용 자체가 중요한 셈입니다. 일단 새로고침 노동자 협의회 측은 경사노위 참여에 대해선 "공식제안을 받은 적이 없고 제안이 오면 논의해볼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집니다. 출구 없는 노·정 관계, 한발씩 양보가 필요할 텐데요.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대선 당시에만 해도 '노조 프렌들리' 아니, 아예 노조의 친구를 자처했는데, 지금은 뭔가가 꼬여버렸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국노총 정책간담회/(2021년 12월 15일) : 지난번에 처음 방문했을 때, 우리 한노총에 제가 친구가 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처음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김성태/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의장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저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윤석열 정부가 가장 경계해야 될 부분이 혹시 '친기업 정부다', '반노동 친기업 정부다' 이런 소리를 결코 들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지금부턴 정부와 언론 간의 충돌 문제 다뤄보겠습니다. 대통령실이 KBS 수신료 분리징수 법안을 만들라고 권고한 데 반발한 KBS 사장이 직을 걸었죠. 본인이 전임 정부에서 사장으로 임명된 게 문제냐고도 물었습니다.
[김의철/KBS 사장 (어제) : 전임 정권에서 사장으로 임명된 제가 문제라면 제가 사장직을 내려놓겠습니다. 그러니 대통령께서는 공영방송 근간을 뒤흔드는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을 즉각 철회해 주십시오.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이 철회되는 즉시 저는 자리에서 물러나겠습니다.]
국민의힘은 KBS를 향해 맹공을 폈습니다.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도 몰염치한 선전선동에 올인하고 있다"고 한 겁니다. 국회 과방위 여당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소가 웃을 정도의 궤변"이라며, "조건달지 말고 사퇴하라"고 했습니다.
[박성중/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 KBS를 민노총의 노영방송, 수신료 괴물로 키운 김의철 사장은 조건 달지 말고 당장 사퇴하라는 내용입니다. 김의철 사장이 지나가던 소가 웃을 정도의 궤변을 쏟아냈습니다. KBS가 망하든 말든 전혀 관심 없고 자신의 정치적 몸짓을 키우려는 정치활동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민주당은 KBS 사장의 대응이 '신의 한 수'라고 평가했는데요. KBS가 친정이라 할 수 있는 고민정 최고위원은 결국은 정부여당의 목적이 경영진 교체와 방송장악이란 점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 거라고 했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저는 좋은 신의 한 수를 둔 것 같아요. 수신료 분리징수를 만약에 강행한다 그랬을 경우에는 무능함을 자인하는 셈이 될 겁니다. 왜냐, 본인들이 원하는 만큼의 KBS 사장 교체를 못 이루는 게 되죠. 강제 분리징수를 철회하게 된다, 그러면 본인들의 검은 속내를 또 자인하는 셈이 돼버리죠.]
KBS 수신료, 엄밀히 말하면 KBS와 EBS를 운영하는 데 쓰이는 월 2500원입니다. 전기요금에 합산돼 의무적으로 내야 하죠. 사실 최근 TV 시청자가 줄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지금 다정회도 유튜브를 포함한 다른 채널로 보시는 분들 많을텐데요. 저희 제작진도 집에 TV가 없고 다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만 구독한다며 이사갈 때마다 KBS나 한전에 전화해서 환불을 받는다고 합니다. 방송법 시행령만 개정하면 KBS수신료 징수방법을 바꾸는 건 어렵지 않다고 하는데요. 고민정 최고위원도 수신료 분리 징수 자체에 대해선 꼭 반대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만 수신료를 없애면 KBS에 광고를 허용할 것인지, 그럼 방송광고 시장엔 큰 변화가 있겠죠. 아니면 약 6200억에 달하는 수신료·운영비를 세금으로 충당할 것인지, 후속 대책을 내놔야 할 거라고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KBS수신료 폐지, 청와대를 급히 용산 대통령실로 옮겼던 사례에 빗댔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저는 수신료 분리징수가 꼭 필요하다면 굳이 반대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런 준비들을 해놓지 않으면 마치 용산 청와대 꼴이 난다는 겁니다. 막상 용산으로 가보니까 바로 하늘도 뚫리죠, 벽도 뚫리죠, 막 그러지 않습니까.]
대통령실이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방통위원장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도 들어가서 더 얘기해 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돌파구 없는 노·정 갈등…KBS사장 "사퇴" vs "신의 한 수" >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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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 달 1박 2일 서울도심 집회와 관련해, 오늘(9일)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참여를 중단하면서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은 'MZ 노조'를 참여시키는 방안 등을 예로 들었는데요. 대통령실이 원칙적인 노동정책을 강조하면서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열사정신 계승하여 건설노조 사수하자!/건설노조 사수하자! 열사정신 계승 투쟁!]
경찰이 오늘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지난 달 16~17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1박 2일 집회 등의 '집시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면서 부텁니다. 앞서 지난 달 1일 노동절에 고 양회동 건설노조 제3지대장이 정부의 '건폭몰이' 수사에 항의하며 분신, 사망했죠. 이후 도심집회가 이어졌고, 수사 대상이 된 장옥기 위원장을 포함한 건설노조 간부들은 양 지대장의 장례를 마친 후에 경찰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경찰은 기자회견 하루 만에 전격 강제수사에 돌입했습니다.
[장옥기/건설노조 위원장 (유튜브 '민주노총' / 어제) : 1박 2일 표현의 자유를 불법으로 매도해서 저희를 출석하라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상주로서 이것은 엄연히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후 우리 유가족과 모든 장례 절차를 잘 마무리하고 일정을 맞춰서 자진 출두하겠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밝힙니다.]
다만 오늘 압수수색 현장에서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습니다. 노조는 이미 신고한 항의 집회를 진행했고, 경찰도 사무실에 천천히 진입해 컴퓨터와 수첩, 집회 계획서 등을 확보했습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관계자 : 서로 현장에서 당신들 할 것만 하고 가면 되는 거니까 우리가 하는 것에 대해서 일체 간섭하지 말았으면 좋겠고, 우리 조합원 동지들도 뭐 일체 여기 있는 경찰들과 시비 대거리할 필요 없습니다. 동지들 이해하셨습니까? {예.}]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 점점 깊어져만 가고 있는 모습이죠. 앞서 민주노총은 '열사정신 계승'을 외치며 정권 퇴진 기조로 돌아섰고요. 한국노총도 어제,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전면 투쟁을 선포하며 가세했습니다. 법에 근거한 노·사·정 대화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도 전면 중단했습니다.
[김동명/한국노총 위원장 (어제) : 먼저 노동자 전체를 적대시하며 탄압으로 일관하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전면적인 심판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합니다. 이번 광양 사태에서 보듯이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우리의 힘으로 멈추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광양 사태는 계속될 것이고…]
김동명 위원장이 말한 '광양사태', 지난 달 31일에 있었던 일이죠. 경찰이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던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이 노동자가 정수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얘깁니다. 노조 측은 경찰의 과잉진압이라고 했고, 경찰은 정당한 대응이라고 맞섰는데요.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직접 보시는 게 좋을 거 같은데요. 양측이 곤봉과 쇠파이프, 노조에 따르면 비상계단 지지대였다고 하는데,이걸 들고 7m 높이 망루에서 대치하는 모습 자체가 위험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 부상당한 노동자,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이, 바로 최저임금위 위원이었습니다. 현재 구속된 상태인데요. 이 때문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는 어제 최저임금위 회의, 결국 파행됐습니다. 노사간 이견이 있었던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지급' 역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지도 못했습니다.
[류기섭/한국노총 사무총장 (어제) : 노동자 위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최저임금 심의를 진행하는 것은 불합리한 부분이 있으니 위원장님께서 규정과 범위 내에서 대책 마련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정부와 노동계, 경영계의 공식 대화기구인 최저임금 위원회와 경사노위가 모두 진행이 어려운 상태인 건데요. 앞서 경사노위 정상화, 즉 노동계와 정부의 대화를 위해선 김문수 위원장이 교체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었죠. 그런데 대통령실은 원칙론을 고수했습니다. "불법이 자행되고 있는데 공권력이 눈감아야 하냐"면서, 경사노위 유지를 위해 노동정책 원칙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 겁니다. 노동계를 아울러야 할 김 위원장 역시 지난 광양사태에서 경찰이 더 많이 다쳤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문수/경제사회노동위원장 (유튜브 '로타임즈' / 어제) : 경찰관은 6바늘을 꿰맸다고 그러더라고요, 언론보도를 보니까. 이 노조 사무처장은 3바늘 꿰맸다고 그러고. 경찰관이 다친 건 거의 관심이 없습니다. 노조가 맞으면 이게 바로 조직적으로 300만 노동조합이 다 뭉쳐가지고…]
김 위원장은 꼭 한국노총이나 이미 경사노위 틀에서 나간 민주노총과 대화해야 하느냐는 뜻도 밝혔습니다. 노동계와의 대화 창구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건데, 이른바 'MZ노조'를 예로 들었습니다.
[김문수/경제사회노동위원장 (유튜브 '로타임즈' / 어제) : 한국노총 위원장이 반대하더라도 밑바닥에 가면 꼭 그렇지 않습니다. MZ노조라고 하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있어요. 여기서는 대통령이 지금 '회계 장부 공개하라' 이러니까 정부에서 하라 그러기 전에 자기들이 먼저 해버린다, 이런 데도 있지 않습니까.]
"MZ 세대 의견을 면밀히 듣고 재검토 하라"는 건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이기도 했죠. '주 69시간 노동제'로 불렸던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이 노조의 반발에 부딪혔을 때 얘깁니다. 그런데 정작 MZ 노조라 불렸던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는, 주 69시간 노동 터무니 없다고 반대 입장을 냈었는데요.
[유준환/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 의장 (3월 16일) : 유연하게 쓴다는 것은 소정근로 40시간을 기준으로 떠올리지, 연장근로를 유연하게 쓰는 것으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이번 주에 44시간을 일하고 다음 주에 36시간을 일해야지'라고 보통 유연근로를 생각하지, '이번 주에 60시간 일하고 다음 주에 50시간 일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결국은 노동 정책의 내용 자체가 중요한 셈입니다. 일단 새로고침 노동자 협의회 측은 경사노위 참여에 대해선 "공식제안을 받은 적이 없고 제안이 오면 논의해볼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집니다. 출구 없는 노·정 관계, 한발씩 양보가 필요할 텐데요.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대선 당시에만 해도 '노조 프렌들리' 아니, 아예 노조의 친구를 자처했는데, 지금은 뭔가가 꼬여버렸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국노총 정책간담회/(2021년 12월 15일) : 지난번에 처음 방문했을 때, 우리 한노총에 제가 친구가 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처음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김성태/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의장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저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윤석열 정부가 가장 경계해야 될 부분이 혹시 '친기업 정부다', '반노동 친기업 정부다' 이런 소리를 결코 들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지금부턴 정부와 언론 간의 충돌 문제 다뤄보겠습니다. 대통령실이 KBS 수신료 분리징수 법안을 만들라고 권고한 데 반발한 KBS 사장이 직을 걸었죠. 본인이 전임 정부에서 사장으로 임명된 게 문제냐고도 물었습니다.
[김의철/KBS 사장 (어제) : 전임 정권에서 사장으로 임명된 제가 문제라면 제가 사장직을 내려놓겠습니다. 그러니 대통령께서는 공영방송 근간을 뒤흔드는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을 즉각 철회해 주십시오.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이 철회되는 즉시 저는 자리에서 물러나겠습니다.]
국민의힘은 KBS를 향해 맹공을 폈습니다.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도 몰염치한 선전선동에 올인하고 있다"고 한 겁니다. 국회 과방위 여당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소가 웃을 정도의 궤변"이라며, "조건달지 말고 사퇴하라"고 했습니다.
[박성중/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 KBS를 민노총의 노영방송, 수신료 괴물로 키운 김의철 사장은 조건 달지 말고 당장 사퇴하라는 내용입니다. 김의철 사장이 지나가던 소가 웃을 정도의 궤변을 쏟아냈습니다. KBS가 망하든 말든 전혀 관심 없고 자신의 정치적 몸짓을 키우려는 정치활동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민주당은 KBS 사장의 대응이 '신의 한 수'라고 평가했는데요. KBS가 친정이라 할 수 있는 고민정 최고위원은 결국은 정부여당의 목적이 경영진 교체와 방송장악이란 점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 거라고 했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저는 좋은 신의 한 수를 둔 것 같아요. 수신료 분리징수를 만약에 강행한다 그랬을 경우에는 무능함을 자인하는 셈이 될 겁니다. 왜냐, 본인들이 원하는 만큼의 KBS 사장 교체를 못 이루는 게 되죠. 강제 분리징수를 철회하게 된다, 그러면 본인들의 검은 속내를 또 자인하는 셈이 돼버리죠.]
KBS 수신료, 엄밀히 말하면 KBS와 EBS를 운영하는 데 쓰이는 월 2500원입니다. 전기요금에 합산돼 의무적으로 내야 하죠. 사실 최근 TV 시청자가 줄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지금 다정회도 유튜브를 포함한 다른 채널로 보시는 분들 많을텐데요. 저희 제작진도 집에 TV가 없고 다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만 구독한다며 이사갈 때마다 KBS나 한전에 전화해서 환불을 받는다고 합니다. 방송법 시행령만 개정하면 KBS수신료 징수방법을 바꾸는 건 어렵지 않다고 하는데요. 고민정 최고위원도 수신료 분리 징수 자체에 대해선 꼭 반대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만 수신료를 없애면 KBS에 광고를 허용할 것인지, 그럼 방송광고 시장엔 큰 변화가 있겠죠. 아니면 약 6200억에 달하는 수신료·운영비를 세금으로 충당할 것인지, 후속 대책을 내놔야 할 거라고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KBS수신료 폐지, 청와대를 급히 용산 대통령실로 옮겼던 사례에 빗댔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저는 수신료 분리징수가 꼭 필요하다면 굳이 반대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런 준비들을 해놓지 않으면 마치 용산 청와대 꼴이 난다는 겁니다. 막상 용산으로 가보니까 바로 하늘도 뚫리죠, 벽도 뚫리죠, 막 그러지 않습니까.]
대통령실이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방통위원장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도 들어가서 더 얘기해 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돌파구 없는 노·정 갈등…KBS사장 "사퇴" vs "신의 한 수" >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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