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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마약소굴 돼버린 필라델피아…미국은 '골든타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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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용식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대마 합법화, 이대로 괜찮나?

[신용식 기자 : 대마를 양성화해서 통제도 하고 세금까지 걷는다? 뉴욕을 비롯한 미국 몇몇 도시의 이런 발상 자체가 무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뉴욕은 불법 판매소 단속을 강화했습니다만, 판매소 단속으로 될 일이 아닙니다. 미국은 이미 마약 차단에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평가까지 나오는데, 그 상징적인 장소가 바로 필라델피아 켄싱턴입니다. 미국이 뭘 놓친 건지, 현지 취재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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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아옵니다. 쫓아옵니다. 쫓아옵니다!]

마약 중독자 무리 중 1명이 쇠꼬챙이를 들고 취재진 차량에 달려듭니다.

[오 이런…. 내렸으면 큰일 날뻔했네요.]

무법지대를 방불케 하는 이곳은 미국 최대 마약 시장이 있는 필라델피아 켄싱턴 거리입니다.

시내 중심가에서 차로 불과 10분 거리입니다.

3km 남짓한 이 거리에는 방금 쓴 주사기와 쓰레기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버려져 있습니다.

마약의 유혹이 얼마나 가까이, 또 얼마나 심각한지 지금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켄싱턴에서 수년째 마약 중독자 봉사활동을 해 온 목사님과 동행했습니다.

[채왕규/현지 목사 : 저거 보세요. 저기 지금 펜타닐 먹고 굳어 있죠?]

서로 마약이 든 주사기를 놔주는 모습도 보이고.

[채왕규/현지 목사 : (저게) 헤로인 주사 바늘이죠. 그걸 이제 100~200개 막 갖고 다녀요.]

유모차까지 끌고 와 마약을 하려는 엄마의 모습도 보이고, 도서관 내 공원 잔디에는 학생은 온데간데없고 마약에 뻗어버린 어른들만 가득합니다.

[채왕규/현지 목사 : 이 켄싱턴 지역에 마약 하는 사람들이 한 2만 명 된다 그래요. 여기서 폭력과 돈거래와 또 성매매와 사회의 기초적인 것이 다 망가져요.]

강력한 공권력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사태는 계속 악화하고 있습니다.

[조셉 비숍/마약 중독 경험자 : 이 도시에 있는 10명 중 5~6명은 직·간접적으로 마약과 연관돼 있습니다.]

켄싱턴이 이 지경이 된 건 강력히 대응해야 할 적기를 놓쳤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말 포르투갈과 미국의 마약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포르투갈은 2000년대 이후 마약 중독 사망자가 유럽 평균의 1/5까지 낮아졌지만, 미국은 가파르게 증가해 지난해 1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마약 문제 해결에 전면적으로 나선 시점인데 포르투갈은 2001년, 미국은 필라델피아에서조차 2016년에서야 시작했습니다.

때를 놓친 미국에서는 마약 유통망의 뿌리가 더 깊어졌고 마약값도 싸지면서 청소년과 가난한 사람까지 중독의 늪에 걸려들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마약 퇴치를 위해 500억 달러, 50조 원의 기금을 마련했지만 골든타임이 지난 상태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오영택, CG : 조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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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Q. 적기에 젊은 층 집중?

[신용식 기자 : 골든타임 안에 정책이 시행됐느냐, 이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젊은 층에 집중한 포르투갈의 승부수가 주효했습니다. 포르투갈의 분석 보고서를 보면 15~19세 연령층의 마약 소비를 낮추도록 한 게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2가지 정책을 시행했는데, 첫 번째는 공급 차단입니다. 과거 식민지였던 남미 국가 등에서 마약이 유입되는 걸 철저히 감시했습니다. 두 번째는 교육입니다. 보고서에는 "융단 폭격을 하듯 교육했다"고 쓰여 있습니다. 마약이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 청소년이 모이는 모든 장소에서 교육했다는 겁니다. 비교적 청소년 마약 교육에는 소극적인 우리나라도 참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우리나라도 영향?

[신용식 기자 : 미국 대마 합법화의 여파가 이미 현지 한인 사회에 미치고 있고 유학생, 관광객 등을 통해 한국 사회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현지 취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 연결고리의 실태는 내일(6일)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오영택·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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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식 기자 dinosi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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