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불이 났습니다.
한 집에서 모기향을 피우다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막 해가 뜨기 시작한! 웬만한 거주자들은 다 곤히 잠들어 있을 시간이었는데요,
다행히도 주민 56명은 모두 무사히 대피했습니다.
30대 남성이 일일이 문을 두드려 주민들을 대피시켰기 때문입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옆집, 윗집 다 두드리며 깨웠대요.
[기자]
한 오피스텔 창가에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솟아오릅니다.
불을 피하려 사람들도 줄지어 계단을 타고 내려오며 대피합니다.
소방 당국이 출동하기 전, 주민들을 대피시킨 건 불이 난 8층에 살던 30대 주민.
[박진우 / 서울 공항동 거주 : 그냥 몸이 먼저 움직여서…. 다른 사람들도 대피시켜야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대피를 시킨 것 같습니다. 그때는 뭐 무섭다 이런 생각보다는 그냥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한 세대라도 더 알리자 이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박현정 / 서울 공항동 거주 : 나가서 긴장이 풀리니까 너무 눈물도 나고 떨리기도 하고 너무 무서웠던 거 같아요.]
[앵커]
속칭 '바바리맨' 하면 어떤 사람인지 다 아시죠?
평범한 복장을 한 이 남성도 똑같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초등학생들이 피해를 봤어요.
무서워도, 두려워도!
남성을 뒤쫓아가며 어디로 가고 있다, 어떻게 생겼다, 경찰과 공조한 끝에 검거에 성공했어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것이 용기라고 했던가요.
피해를 당한 친구를 위해서, 또 누군가가 피해를 당하는 걸 막기 위해서, 아이들은 용기를 냈습니다.
이윤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회색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은 남성, 횡단보도에서 주변을 살피더니 아무렇지 않은 듯 걸어갑니다.
뒤이어 초등학생이 다급하게 뛰어가지만 신호등이 바뀌어 잠시 멈춘 뒤 곧이어 4명이 동시에 도로를 건너 달려갑니다.
지난달 31일, 초등생 앞에서 신체 주요 부위를 노출한 뒤 달아나는 남성과 이를 쫓는 피해 학생들입니다.
[피해 학생 : 처음에 봤을 때는 좀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무서웠는데…. 그 사람이 바지 밴드 위로 신체 주요 부위를 내놓고….]
학생들은 두려운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달아나는 남성과 거리를 두며 쫓아갔습니다.
[피해 학생 : 범인 좀 잡아야겠다고…. 당한 친구가 있으니까 범인이 저희가 따라오는 거 알고 피하면 안 되니까…. 쫓아가서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렸어요.]
추적과 동시에 차분히 경찰에 신고해 도망치는 방향과 인상착의를 알렸습니다.
[피해 학생 : 이 상황을 침착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상황이 더 커질 것 같아서 빠르게 신고했는데 경찰분들이 순찰하면서 빨리 오셔서 감사했고….]
학생들 덕분에 범행 지점에서 3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20대 남성 A 씨가 붙잡혔습니다.
주변에 사는 대학생인 A 씨는 이미 인근 지역에서 비슷한 범행을 여러 차례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재근 / 피해 학생 아버지 : 1년 전부터 (경찰에) 신고도 들어 오고, 신고 내용이 동일한 지역에 동일한 수법으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학교) 친구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하니 막상 다시 생각해 보니 또 마주칠까 봐 걱정되고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경찰은 A 씨를 공연음란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말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남성과 동일범인지 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들 하죠?
저는 마약사범 뉴스 전할 때마다 이 말을 되새기곤 합니다.
모텔에서 마약을 투약하고 일부를 떨어뜨린 40대 남성.
잃어버린 마약을 찾고 찾다가 지구대에 들렀습니다.
마약 담은 흰 봉투가 지구대에 있었거든요.
경찰이 "무슨 가루냐" 물었죠.
"개미 쫓는 붕산이다~"
순발력은 좋았으나, 통할 리 없는 변명이었습니다.
마약 쫓는 경찰의 감을 이길 수 있나요?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습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잃어버린 마약을 찾기 위해서 경찰 지구대까지 찾은 40대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이 남성은 지난달 29일 광주 시내에 있는 모텔에서 두 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고요,
모텔 나서면서 툭 떨어뜨렸는데, 필로폰이 담긴 봉투 찾으러 지구대에 들렀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서로 잘 들어가셨어요.
지금이야말로 '개미' 대신 '마약'을 쫓아버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입니다.
무거운 카메라 대신 휴대전화로 쉽게 찍을 수 있는 세상.
얼마나 좋습니까.
그런데 동전의 양면 같아요.
나도 누군가에게 쉽게 찍힐 수 있습니다.
한 골프장 탈의실에서 이용객이 몰카에 찍힌 일이 있었습니다.
이 피해자는 나체 상태였습니다.
골프장의 해명은 이랬습니다.
"흡연을 신고하려고 찍었다."
그런데 황당한 건요.
이 이용객은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는 겁니다.
화도 나고, 수치스럽기도 하고, 분통이 터질 만합니다.
김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영천에 있는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던 A 씨는 한 직원의 행동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A 씨 : 수치스럽죠. 아무리 그래도 나체 사진이 찍혔는데, 수치스러운 건 당연한 거고, 내가 이걸 발견하지 못했으면 이 사진이 어디서 또 돌아다닐지도 모르는 거고, 섬뜩하죠. 전부 다 처자식이 있는 사람들인데]
당황스러운 사건에 해명을 요구하자 돌아온 골프장 측 대답은 더 황당했습니다.
두 사람이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워 이를 보고하려고 찍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작 벌거벗은 채 사진을 찍힌 B 씨는 막 샤워를 마치고 나와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습니다.
[B 씨 : 다른 지인들 통해서 '왜 담배 피워서 (사진) 찍혔느냐' 이런 식으로 (연락이) 오니까 더 괘씸한 거예요. 안 피운 담배를 자꾸 피웠다고 하니까 그게 더 나쁜 놈 되는 거 같고.]
이에 대해 골프장 측은 직원이 피해자들의 흡연 모습을 신고하려고 한 행동이지만, 사진을 찍은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경찰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모습을 찍기만 해도 불법촬영이 성립하는 만큼, 상황을 확인한 뒤 조사에 착수할 방침입니다.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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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불이 났습니다.
한 집에서 모기향을 피우다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막 해가 뜨기 시작한! 웬만한 거주자들은 다 곤히 잠들어 있을 시간이었는데요,
다행히도 주민 56명은 모두 무사히 대피했습니다.
30대 남성이 일일이 문을 두드려 주민들을 대피시켰기 때문입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옆집, 윗집 다 두드리며 깨웠대요.
이 청년 영웅, "그냥 몸이 먼저 움직였다"고 말했다는데요. 윤태인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한 오피스텔 창가에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솟아오릅니다.
불을 피하려 사람들도 줄지어 계단을 타고 내려오며 대피합니다.
소방 당국이 출동하기 전, 주민들을 대피시킨 건 불이 난 8층에 살던 30대 주민.
모두가 자는 새벽 시간이라 피해가 커질 수 있었는데, 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화재를 알렸고, 주민 56명이 신속히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박진우 / 서울 공항동 거주 : 그냥 몸이 먼저 움직여서…. 다른 사람들도 대피시켜야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대피를 시킨 것 같습니다. 그때는 뭐 무섭다 이런 생각보다는 그냥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한 세대라도 더 알리자 이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박현정 / 서울 공항동 거주 : 나가서 긴장이 풀리니까 너무 눈물도 나고 떨리기도 하고 너무 무서웠던 거 같아요.]
[앵커]
속칭 '바바리맨' 하면 어떤 사람인지 다 아시죠?
대개 몸을 가리기 수월한 긴 옷을 입고 신체 주요 부위를 갑자기 노출한다거나 음란행위를 하는 사람을 일컫는데,
평범한 복장을 한 이 남성도 똑같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초등학생들이 피해를 봤어요.
무서워도, 두려워도!
용감한 여학생 4명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습니다.
남성을 뒤쫓아가며 어디로 가고 있다, 어떻게 생겼다, 경찰과 공조한 끝에 검거에 성공했어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것이 용기라고 했던가요.
피해를 당한 친구를 위해서, 또 누군가가 피해를 당하는 걸 막기 위해서, 아이들은 용기를 냈습니다.
이윤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회색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은 남성, 횡단보도에서 주변을 살피더니 아무렇지 않은 듯 걸어갑니다.
뒤이어 초등학생이 다급하게 뛰어가지만 신호등이 바뀌어 잠시 멈춘 뒤 곧이어 4명이 동시에 도로를 건너 달려갑니다.
지난달 31일, 초등생 앞에서 신체 주요 부위를 노출한 뒤 달아나는 남성과 이를 쫓는 피해 학생들입니다.
[피해 학생 : 처음에 봤을 때는 좀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무서웠는데…. 그 사람이 바지 밴드 위로 신체 주요 부위를 내놓고….]
학생들은 두려운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달아나는 남성과 거리를 두며 쫓아갔습니다.
[피해 학생 : 범인 좀 잡아야겠다고…. 당한 친구가 있으니까 범인이 저희가 따라오는 거 알고 피하면 안 되니까…. 쫓아가서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렸어요.]
추적과 동시에 차분히 경찰에 신고해 도망치는 방향과 인상착의를 알렸습니다.
[피해 학생 : 이 상황을 침착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상황이 더 커질 것 같아서 빠르게 신고했는데 경찰분들이 순찰하면서 빨리 오셔서 감사했고….]
학생들 덕분에 범행 지점에서 3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20대 남성 A 씨가 붙잡혔습니다.
주변에 사는 대학생인 A 씨는 이미 인근 지역에서 비슷한 범행을 여러 차례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재근 / 피해 학생 아버지 : 1년 전부터 (경찰에) 신고도 들어 오고, 신고 내용이 동일한 지역에 동일한 수법으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학교) 친구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하니 막상 다시 생각해 보니 또 마주칠까 봐 걱정되고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경찰은 A 씨를 공연음란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말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남성과 동일범인지 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들 하죠?
저는 마약사범 뉴스 전할 때마다 이 말을 되새기곤 합니다.
모텔에서 마약을 투약하고 일부를 떨어뜨린 40대 남성.
잃어버린 마약을 찾고 찾다가 지구대에 들렀습니다.
마약 담은 흰 봉투가 지구대에 있었거든요.
경찰이 "무슨 가루냐" 물었죠.
"개미 쫓는 붕산이다~"
순발력은 좋았으나, 통할 리 없는 변명이었습니다.
마약 쫓는 경찰의 감을 이길 수 있나요?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습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잃어버린 마약을 찾기 위해서 경찰 지구대까지 찾은 40대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이 남성은 지난달 29일 광주 시내에 있는 모텔에서 두 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고요,
모텔 나서면서 툭 떨어뜨렸는데, 필로폰이 담긴 봉투 찾으러 지구대에 들렀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서로 잘 들어가셨어요.
지금이야말로 '개미' 대신 '마약'을 쫓아버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입니다.
무거운 카메라 대신 휴대전화로 쉽게 찍을 수 있는 세상.
얼마나 좋습니까.
그런데 동전의 양면 같아요.
나도 누군가에게 쉽게 찍힐 수 있습니다.
한 골프장 탈의실에서 이용객이 몰카에 찍힌 일이 있었습니다.
이 피해자는 나체 상태였습니다.
골프장의 해명은 이랬습니다.
"흡연을 신고하려고 찍었다."
그런데 황당한 건요.
이 이용객은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는 겁니다.
화도 나고, 수치스럽기도 하고, 분통이 터질 만합니다.
김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영천에 있는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던 A 씨는 한 직원의 행동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A 씨 : 수치스럽죠. 아무리 그래도 나체 사진이 찍혔는데, 수치스러운 건 당연한 거고, 내가 이걸 발견하지 못했으면 이 사진이 어디서 또 돌아다닐지도 모르는 거고, 섬뜩하죠. 전부 다 처자식이 있는 사람들인데]
당황스러운 사건에 해명을 요구하자 돌아온 골프장 측 대답은 더 황당했습니다.
두 사람이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워 이를 보고하려고 찍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작 벌거벗은 채 사진을 찍힌 B 씨는 막 샤워를 마치고 나와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습니다.
[B 씨 : 다른 지인들 통해서 '왜 담배 피워서 (사진) 찍혔느냐' 이런 식으로 (연락이) 오니까 더 괘씸한 거예요. 안 피운 담배를 자꾸 피웠다고 하니까 그게 더 나쁜 놈 되는 거 같고.]
이에 대해 골프장 측은 직원이 피해자들의 흡연 모습을 신고하려고 한 행동이지만, 사진을 찍은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경찰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모습을 찍기만 해도 불법촬영이 성립하는 만큼, 상황을 확인한 뒤 조사에 착수할 방침입니다.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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