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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나이트라인 초대석] 디즈니 · 픽사 최초 한국계 감독…'엘리멘탈' 피터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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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토요일에 막을 내린 칸 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 선정돼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죠.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이 한국 관객을 찾아옵니다. 나이트라인 초대석 오늘(31일)은, 이 작품을 연출한 디즈니-픽사 최초의 한국계 감독, 피터 손 씨와 함께합니다.

<기자>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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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7년 만의 신작 '엘리멘탈'…소감은?

[피터 손/디즈니·픽사 감독 : 흥분감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이 영화는 부모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이기도 합니다. 이 스튜디오에 오면서 저희 부모님이 더욱 생각나고 그리웠는데요. 그래서 더더욱 기쁘고, 이제야 허전했던 부분이 채워진 느낌입니다.]

Q.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어떤 작품인가?

[피터 손/디즈니·픽사 감독 : 흙, 공기, 물, 불이란 네 가지 원소들이 사는 도시에 젊은 불 여성이 물 남성을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Q. 불·물·공기·흙 의인화…만들게 된 계기는?

[피터 손/디즈니·픽사 감독 : 이 영화의 탄생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첫 번째 요소는 고등학교 때 봤던 주기율표인데요. 그 주기율표가 마치 제 유년 시절의 도시에서 봤던 아파트 속, 박스들 안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그것이 저는 다양성이 풍부한 현시대의 좋은 비유처럼 느껴졌습니다. 두 번째로 불과 물의 만남이라는 콘셉트는 제가 한국인이 아닌 아내를 만난 데서 기반한 것입니다. 저희 할머니께서는 '한국 여자와 결혼해'라고 말씀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제가 느꼈던 부담감을 이 영화에 녹여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미국에 와서 정말 많이 고생하신 저희 부모님입니다. 부모님의 큰 희생에 깊은 감사를 느낍니다.]

Q. 반대 속성을 가진 캐릭터…설정의 이유는?

[피터 손/디즈니·픽사 감독 : '긴장감과 진실'이라고 하는 두 가지를 찾고자 하는 데서 비롯됐습니다. 저와 제 아내가 서로에게서 느꼈던 긴장감과도 관련이 있는데요. 제가 7년 전에 처음으로 이 원소들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는 이 원소들은 같이 있기만 하는데도 어마어마한 충돌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들이 함께 살 수 있을까?', '같이 살 수는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Q. 다른 요소의 질감 구현…어려운 점 없었나?

[피터 손/디즈니·픽사 감독 : 아주 어려웠습니다. 보통 픽사 영화의 소재는 '장난감, 차' 같은 딱딱한 질감입니다. 그런데 불이나 물 캐릭터들은 언제나 움직임이 있습니다. 픽사에는 이에 대한 기존 제작 파이프라인이 없었기 때문에 이 캐릭터들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 했습니다.]

Q. 디즈니·픽사 최초의 한국계 감독이라던데?

[피터 손/디즈니·픽사 감독 : 제가 참여했던 첫 작품이 '니모를 찾아서'였습니다. 아트 디자이너였고요. '인크레더블'서는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로, '몬스터 대학교'에서는 성우로 참여했고, '업'에서는 '러셀'이라는 캐릭터의 모델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루카'에서는 프로듀서로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엘리멘탈'을 연출하게 되었습니다.]

Q. 목소리 연기자로 활약…연출할 때 도움 됐나?

[피터 손/디즈니·픽사 감독 :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성우를 하면서 첫 번째로 배운 교훈은 '마음의 문을 열고 약점을 드러내라'였습니다. 두려움 없이 하고자 하는 것을 즐기면서 실수를 하건 말건 무엇이든 시도해 볼 수 있는 것, 그 원칙은 애니메이션을 연출할 때도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이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서 최고의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면, 누구나 두려움 없이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안전지대를 만들고 좋은 아이디어든 나쁜 아이디어든 누구든지 기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을 통해서 프로젝트가 더욱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Q. 애니메이션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피터 손/디즈니·픽사 감독 : 본인의 작업을 공유할 수 있는 집단, 그리고 그 집단이 본인의 역량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배울 수 있는 집단이라면, 그 집단 안에서 훌륭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영화 '엘리멘탈'…어떤 작품으로 남길 원하나?

[피터 손/디즈니·픽사 감독 : 가족 영화이기 때문에 누구나 와서 보고 즐기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관객이 영화관을 나서면서 부모님이나 본인을 위해 희생한 사람이 생각난다면, 감독으로서 가장 흐뭇할 것 같습니다.]
김석재 기자(sjkim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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