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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검게 변한 필터..시흥 아파트 수돗물서 이물질 '콸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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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계지구 13개 아파트단지 수돗물 피해

市·LH 5년간 플라스틱 섞인 수돗물 공급

가정용 정수기 필터 이물질로 검게 변해

수질검사 결과는 적합인데…주민은 불안

이데일리

4월24일 시흥 은계지구 한양수자인더클래스 상수도관 수돗물 거름망에 채집된 플라스틱 이물질. (사진 = 시흥시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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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경기 시흥 은계지구 아파트단지 수돗물에서 수년간 플라스틱 등 이물질이 나와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7일 시흥시와 시흥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은계 공공주택지구 13개 아파트단지(1만3000여가구)로 공급되는 수돗물에서 상수도관 내부코팅제(폴리에틸렌 에폭시) 등의 이물질이 계속 나오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사용하는 가정용 정수기 필터는 이물질로 인해 검게 변색된다. 앞서 민원을 받은 시흥시가 올 3월 ㈜한국종합기술에 정수기 필터의 이물질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관로의 내부 부식, 노후화로 인한 무기화합물과 유기화합물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점에서는 상수도관 강관의 주성분인 탄소, 규소, 망간 등이 다량 검출됐다.

시흥시의원들이 지난달 24일 은계 한양수자인더클래스 상수도관 점검을 나갔을 때도 수돗물 거름망에서 내부코팅제 등 플라스틱 조각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물질이 처음 발견된 것은 2018년 4월 은계지구 센트럴타운 아파트 샤워기·정수기 필터에서였다. 이 아파트의 수돗물 이물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원인 조사 결과 열교환기 가스켓(고무판) 불량자재 등에서 떨어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지하 1층에 설치된 열교환기는 여러겹의 가스켓으로 구성돼 있고 찬물을 데워주는 기능을 한다.

시는 또 2020년 3월 센트럴타운도 계량기 합동점검을 하면서 수돗물 거름망에 상수도관 내부코팅제 박리(벗겨진 조각)가 무더기로 채집된 것을 확인했다. 브리즈힐 등 3개 아파트 상수도관에서도 동일한 이물질이 검출됐다. 이에 LH가 같은해 4월 은계지구 19개소 상수도관을 내시경 카메라로 조사한 결과 전 구간에서 다수의 이물질이 나왔고 10개소에서 내부코팅제 박리가 발견됐다. 시와 LH는 상수도관에서 내부코팅제가 떨어져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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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시흥시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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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과 시흥시가 문제 해결을 요구하자 은계 공공주택지구 시행사인 LH는 올 1~4월 이물질이 많이 나온 우미린더퍼스트 등 4개 단지 상수도관에 정밀여과장치(필터)를 설치했다. 센트럴타운도 문제가 심각한데 LH가 최근 상수도관 시공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관련 결과가 나온 뒤 설치하기로 했다. 나머지 8개 단지도 올해 말까지 설치한다.

시는 이물질 원인 조사를 LH에 요구했고 LH는 이르면 다음 달 정밀진단 용역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시와 LH의 늑장 대처를 비판하며 상수도관 전체 재공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은계지구 상수도관의 전체 길이는 19.7㎞이고 2015~2018년에 설치됐다.

시의회 안돈의 LH 도시조성·공공주택사업 개선 촉구 특별위원장은 “은계지구 이물질 문제는 2018년 발생한 뒤 지금까지 개선되지 않았다”며 “시와 LH가 손을 놓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관에서 박리가 나온 것은 불량 자재를 썼기 때문이다”며 “아파트 입주민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LH는 상수도관 전체를 뜯어내고 재공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계지구 13개 단지 주민들로 구성된 은계총연합회도 재공사를 요구하고 있다. 은계총연합회는 “재공사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소송까지 고려할 것이다”고 밝혔다.

LH 광명·시흥사업본부 관계자는 “상수도관에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수도관 시공업체에 대해 소송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밀진단 용역을 한 뒤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시흥시는 “수돗물 수질 검사에서는 적합으로 나왔다. 은계 상수도관은 시행사인 LH 책임 소관이다”며 “조속히 해결하도록 계속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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