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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기시다, 강제징용 관련 “많은 분이 겪은 고통 가슴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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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회담 후 기자회견…개인입장 전제로 유감 표명

“역대 일본 내각 역사인식 계승 흔들리지 않아”

일본 총리로는 12년 만에 현충원 참배

尹 “한일 정상,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참배키로”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7일 한국을 실무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 개인적인 유감을 표명했다. 당초 한국 국민들이 요구했던 과거사(일제강점기)에 대한 ‘통절한 사과와 반성’은 아니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방일 전 강제징용 해법을 제시한 데 대한 나름대로 성의 있는 호응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또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이달 열리는 히로시마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계기에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윤 대통령과 함께 참배하는 등 양국의 아픈 역사 인식도 함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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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시다 유코 여사가 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 현충탑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후 공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지난 3월 6일 발표된 (강제징용 해법 관련) 조치에 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분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주신 것에 감동했다”며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여기서 많은 분은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을 의미한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1998년에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에는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일본의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가 담겨 있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는 이번에도 ‘사죄와 반성’ 표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이번 방한 때 개인 입장을 전제로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들이 겪은 고통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셈이다.

그는 이날 한국 방문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했다. 일본 현직 총리가 현충원을 방문한 것은 2011년 10월 당시 한국을 방문한 노다 요시히코 총리 이후 약 12년 만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의 현충원 참배와 관련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 정상이 이 묘지를 참배하는 것은 관례”라며 “기시다 총리로선 ‘셔틀 외교’를 재개한다는 자세를 한국 측에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 4일 보도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국립현충원에 묻힌 순국선열의 대부분은 6·25전쟁 전사자라는 점에서 한일 안보 협력 등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함께 이달 중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키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히로시마 방문을 계기로 두 정상은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에서 한국 측의 요구(통절한 사과와 반성)를 보도한 기사들을 많이 봤습니다만 저는 이런 과거사에 대한 인식 문제는 진정성을 갖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일방에 요구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았다고 해서 현안과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짝도 내디뎌서는 안 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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