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12년만에 시리아 방문···반미 연대 과시

2011년 내전 발발 이후 처음

사우디 이어 시리아···反서방 연대 공조

"에너지·전력 등 분야 협력 강화"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12년 만에 시리아를 방문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회담했다. 미국 등 서방의 제재에 맞서 양국 간 연대와 공조를 과시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틀간의 외교 일정을 시작한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양자회담에서 “오늘날 우리는 (서방의) 제재와 위협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고 말할 수 있다”며 반서방 전선의 승리를 자축했다. 알아사드 대통령 역시 “중동의 심각한 정치·안보 불안에도 시리아와 이란의 관계는 안정적이고 꾸준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이번 회동에서 에너지·전력과 경제·정치·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이란 정상이 시리아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한 반면 서방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은 반군 측을 지지하는 등 진영이 갈리며 시리아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아랍연맹(AL)에서도 퇴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사우디와 미국 관계가 냉각되고 중국의 중재로 올해 3월 이란과 사우디가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는 등 중동 외교 지형에 변화가 일며 반미 국가가 밀착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앞서 “이번 방문은 시리아와 주변 동맹국들과의 화합과 번영을 위한 것”이라며 시리아의 전후 재건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 시리아의 AL 재합류 가능성도 거론되는 가운데 정확한 복귀 여부는 19일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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