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중국 사이에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면서 우리 기업들은 미국이냐, 중국이냐 선택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최근 반도체 지원법처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법안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우리 기업한테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습니다. 미국의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서 저희 김수형 통일외교팀장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를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그 내용 먼저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바이든 정부의 통상장관으로, 미국의 무역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습니다.
어제(30일) 윤석열 대통령은 방한 중인 타이 대표를 만나 한미 간 최대 경제 쟁점으로 떠오른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 처리 과정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배려를 당부했습니다.
보조금을 줄 테니 앞으로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SBS 취재팀과 만난 타이 대표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지나치게 중국산 제품에만 의존해온 미국의 무역 정책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캐서린 타이/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드러난 취약점을 고치기 위해 어떻게 무역정책을 수정할 것인지 집중하게 됐습니다.]
[캐서린 타이/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 그건 결국은 기업들이 정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선의 이해관계를 평가하는 것은 기업들이 잘하는 것입니다.]
조건이 지나치다는 우려에 대해 정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 보조금을 신청하는 기업들의 선택에 달린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입니다.
오늘 밤 세부 지침이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안 IRA는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광물과 부품의 일정 비율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나라에서 조달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타이 장관은 '프렌드 쇼어링', 즉 미국과 우방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것이 IRA의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캐서린 타이/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 (인플레이션 감축법에는) '프렌드 쇼어링'이라는 개념이 명확히 나와 있습니다. 강하게 신뢰하는 관계를 가진 파트너들과 함께 미국을 공급망의 일부로 생각하는 개념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단독 인터뷰한 김수형 통일외교팀장 나와 있습니다.
Q. 미국 내 생산 강조하는 이유는?
[김수형/통일외교팀장 : 중국 견제와 미국 우선주의의 현실화,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 미국의 속내입니다. 미국은 코로나를 거치면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과 헤어질 결심을 했습니다. 이제 미국에서 장사를 하려면 중국산은 안 된다, 미국에서 만들어 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하루아침에 되지 않기 때문에 미국도 중국처럼 보조금을 뿌려서 기업을 유인하고 있는데,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 샌드위치처럼 낀 것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웠던 미국 우선주의가 바이든 정부, 미국 유권자들에게도 여전히 먹히는 것입니다. 미국 기업이든 외국 기업이든 미국에 투자해서 고용을 창출하면 이것을 노동자를 위한 정책으로 포장할 수 있는데, 민주당 지지층이 이를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Q. 우리 통상 외교 전략은 어떻게?
[김수형/통일외교 팀장 : 사안별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합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타이완의 TSMC도 미국의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조건이 과하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TSMC가 강력한 경쟁 업체지만 우리와 이해를 같이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죠. 미국도 혼자 모든 것을 다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방국들과 함께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한국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인데요. 특히 챗GPT 같은 AI 기술이 뜨면서 차세대 D램 분야 강국인 한국 반도체 산업의 가치를 미국에 환기시켜야 한다는 것이죠. 우리에게 유리한 정책이, 결국 세계 공급망 재편을 계획하고 있는 미국에게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개발해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입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양지훈, 영상편집 : 김진원·조무환)
김수형 기자(se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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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사이에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면서 우리 기업들은 미국이냐, 중국이냐 선택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최근 반도체 지원법처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법안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우리 기업한테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습니다. 미국의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서 저희 김수형 통일외교팀장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를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그 내용 먼저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바이든 정부의 통상장관으로, 미국의 무역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습니다.
어제(30일) 윤석열 대통령은 방한 중인 타이 대표를 만나 한미 간 최대 경제 쟁점으로 떠오른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 처리 과정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배려를 당부했습니다.
두 법안의 공통 키워드는 'Made in America'.
보조금을 줄 테니 앞으로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SBS 취재팀과 만난 타이 대표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지나치게 중국산 제품에만 의존해온 미국의 무역 정책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캐서린 타이/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드러난 취약점을 고치기 위해 어떻게 무역정책을 수정할 것인지 집중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은 보조금을 신청하는 미국 국내외 기업에 중국 내 시설 확장을 억제하고 반도체 수율 같은 영업 기밀까지 내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캐서린 타이/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 그건 결국은 기업들이 정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선의 이해관계를 평가하는 것은 기업들이 잘하는 것입니다.]
조건이 지나치다는 우려에 대해 정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 보조금을 신청하는 기업들의 선택에 달린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입니다.
오늘 밤 세부 지침이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안 IRA는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광물과 부품의 일정 비율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나라에서 조달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우리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이 생산하는 2차 전지와 반도체 등에 들어가는 주요 광물의 중국 의존도가 80%에 이릅니다.
타이 장관은 '프렌드 쇼어링', 즉 미국과 우방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것이 IRA의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캐서린 타이/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 (인플레이션 감축법에는) '프렌드 쇼어링'이라는 개념이 명확히 나와 있습니다. 강하게 신뢰하는 관계를 가진 파트너들과 함께 미국을 공급망의 일부로 생각하는 개념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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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단독 인터뷰한 김수형 통일외교팀장 나와 있습니다.
Q. 미국 내 생산 강조하는 이유는?
[김수형/통일외교팀장 : 중국 견제와 미국 우선주의의 현실화,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 미국의 속내입니다. 미국은 코로나를 거치면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과 헤어질 결심을 했습니다. 이제 미국에서 장사를 하려면 중국산은 안 된다, 미국에서 만들어 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하루아침에 되지 않기 때문에 미국도 중국처럼 보조금을 뿌려서 기업을 유인하고 있는데,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 샌드위치처럼 낀 것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웠던 미국 우선주의가 바이든 정부, 미국 유권자들에게도 여전히 먹히는 것입니다. 미국 기업이든 외국 기업이든 미국에 투자해서 고용을 창출하면 이것을 노동자를 위한 정책으로 포장할 수 있는데, 민주당 지지층이 이를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Q. 우리 통상 외교 전략은 어떻게?
[김수형/통일외교 팀장 : 사안별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합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타이완의 TSMC도 미국의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조건이 과하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TSMC가 강력한 경쟁 업체지만 우리와 이해를 같이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죠. 미국도 혼자 모든 것을 다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방국들과 함께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한국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인데요. 특히 챗GPT 같은 AI 기술이 뜨면서 차세대 D램 분야 강국인 한국 반도체 산업의 가치를 미국에 환기시켜야 한다는 것이죠. 우리에게 유리한 정책이, 결국 세계 공급망 재편을 계획하고 있는 미국에게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개발해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입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양지훈, 영상편집 : 김진원·조무환)
김수형 기자(se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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