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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집주인 죽고 상속인 행방 묘연한데‥HUG "상속인 찾아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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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근 전세사기 문제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계약을 할 때 전세 보증 보험에 가입하는 게 사실상 필수로 여겨지고 있죠?

집주인이 문제가 생겼을 때,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빌라왕' 사건처럼 집주인이 갑자기 사망한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절차가 무척 까다롭고 어려워서, 보험금만 내고 정작 피해를 봤을 때는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데요.

박철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이른바 '빌라왕' 사건의 피해자인 전세 세입자 10여 명이 대책회의를 위해 모였습니다.

이들에게 세를 놓은 빌라 50여 채의 주인 송 모 씨가 작년 말 갑작스럽게 숨지면서 보증금을 받을 길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숨진 송씨의 1순위 상속인은 이제 고작 7살인 아들 송 모 군.

이런 경우 후견인이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시설에 맡겨져 있는 송군은 후견인도 없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내용증명서를 보낼 대상자가 없는 거예요. 1순위가 미성년자 아들이고, 미혼모고, 남편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송 군의 다른 가족이나 시설 관리자가 후견인이 될 수 있지만 넉 달이 다 되도록 지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송 군을 맡은 위탁기관이 적극 나서지 않고 이런 이유로 법원도 후견인 지정을 미루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미성년자 후견인으로 외할머니가 신청은 했지만, 법원에서는 '부적합하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있고, 보호 시설에서는 피해요. 연락을‥"

경남 김해의 또 다른 피해 세입자 반 모 씨 역시 집주인이 사망한 뒤 상속인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집주인 가족관계증명서에 등록된 성인 자녀는 주민 번호가 없는 상태.

해외에서 태어나 쭉 거기서 살고 있거나, 단순 행정 실수일 가능성도 있다는 게 관청의 설명입니다.

[행정안전부 주민과 관계자]
"(주민 번호 공백이) 바뀌려면 이제 뭐가 잘못됐는지 그걸 알아야 됩니다. 실무적으로 뭐가 문제가 있는지 찾아내는데 품이 많이 들겠죠."

상속인을 찾을 길이 막막하고, 상황을 바로 잡아줄 주체도 불분명하다 보니 세입자 입장에선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반 모 씨/피해 세입자]
"계약을 만료하고 나가겠다는 의사를 아예 표현을 할 수가 없는 상태이거든요. 공시송달이나 등기 명령을 통해서 저희가 이사를 가고 싶어도 이사를 갈 수도 없는 상황이고‥"

두 사례 세입자들 모두 주택보증보험, 허그의 전세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정작 어려움이 발생하자 허그 측은 구제 방법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집주인이 이미 숨졌고, 상속자도 없는 상황인데 절차상 집주인에게 계약해지 의사를 밝혔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겁니다.

[주택보증보험 관계자]
"현재로서는 조금 상품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요."

'빌라왕 사기'와 같이 돈을 받은 집주인이 갑자기 사망하며, 전세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피해 가구는 확인된 것만 1천 세대가 넘습니다.

MBC뉴스 박철현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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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남현택 / 영상편집 : 김민지 박철현 기자(78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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