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40년간 '대만 이견' 관리…블링컨 방중 원해, 美中간 할 일 많아"
차이잉원 대만 총통(가운데) |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김경희 특파원 = 미국 정부는 29일(현지시간)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경유 형식 미국 방문'과 관련, 이 같은 방문은 그간 흔하게 있었던 일이라면서 중국이 이를 빌미로 대만에 대해 공격적인 행동을 취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차이 총통의 이번 미국 경유는 미국과 대만의 오래 지속된 비공식적인 관계, 또 미국의 변하지 않은 하나의 중국 정책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차이 총통의 (중미) 순방에 따른 이러한 경유는 대만의 결정으로, 경유는 방문이 아니다. 그것은 사적이며 비공식적인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중국은 이번 경유를 대만 해협 주변에서의 공격적인 행동을 강화하기 위한 구실로 활용해선 안 된다"며 "중국이 어떤 식으로든 거칠게 반응하거나 반발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중미의 수교국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면서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를 경유할 예정이다. 뉴욕에선 교민 만찬 행사 등을 가지며, LA에선 레이건 도서관에서 연설하고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를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심대한 침해라고 주장하면서 특히 매카시 하원의장과의 만남에 대해 반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 무력 시위를 하는 등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커비 조정관은 "(과거) 모든 대만 총통은 (순방 시) 미국을 경유했고 차이 총통도 취임 이후 미국을 6번 경유했지만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그는 지난 모든 미 경유에서 의원, 주 및 지방 당국자들을 만났고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하기도 했다.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은 대만에 관한 한 이견이 있지만 우리는 40년 이상 이런 차이를 관리해왔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정찰풍선 사태에도 대중(對中) 소통라인을 열어두고 있음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전히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베이징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를 원한다"며 "(미중 간에는)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뜻"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2월 첫 중국 방문을 앞두고 정찰 풍선 사태가 터지자 항의 차원에서 곧바로 방중을 연기한 바 있다.
커비 조정관은 이어 제이크 설리번 미국 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 24일 통화를 했고, 이는 차이 총통의 미국 경유 방문으로 인한 미중 간 갈등 관리 차원일 수 있다는 미 언론의 보도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설리번 보좌관은 전 세계 카운터파트와 일상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고, 이번 경유에 대해서도 우린 다양한 수준에서 분명히 중국과 여러 차례 외교적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이런 경유는 미국의 오랜 '하나의 중국' 정책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중국이 이에 대응해 조처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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