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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산불 보고도 '발 동동'…"여기서 끝" 장비 들고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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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건조한 날씨 속에 올해 들어 하루에 4건씩 산불이 나고 있다는 소식, 어제(27일) 전해 드렸습니다. 특히, 큰 불이 나면 밤에도 진화장비와 인력을 투입해서 불을 꺼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은 산에 길이 잘 나 있지 않아서, 현장 접근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 현장을 김민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축구장 230개 면적의 산림을 태우고 스무 시간 만에 꺼진 합천 산불 현장.

검게 타버린 곳 주변으로, 길이 보이는데, 산림 당국이 숲 가꾸기 등을 위해 닦아놓은 도로입니다.

이 길을 따라 피해 지역을 둘러보다가 실제 연기를 발견했습니다.

[스톱! 스톱! 스톱! 저기 불나고 있어!]

[네, 여보세요? (네, 119입니다.) 여기 산에서 불씨랑 연기가 좀 올라오는 것 같아 가지고요.]

신고 후 10분도 지나지 않아 진화대가 길을 타고 도착합니다.

[땅속에 지금 죽은 나무가 있는데, 여기에 지금 불이 붙었어요.]

진화대원들이 잔불을 정리하는 모습입니다.

현장 옆에는 도로, 즉 임도가 나 있는데 이렇게 임도가 현장과 가까울수록 장비나 사람을 빠르게 옮겨서 불씨를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까지 우리나라 산림에 닦아진 임도의 총길이는 2만 5천 km 정도.

하지만 산림 면적당 임도 밀도는 ha당 3.97미터로 독일의 14분의 1, 일본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특히 개발 행위가 까다로운 국립공원 지역은 임도 밀도가 ha당 2센티미터에 불과합니다.

지난 11일 지리산 국립공원 자락에서 발생한 하동 산불도 임도가 제한돼 발화 지점으로의 접근이 어려웠습니다.

[임도가 여기서 끝입니다.]

이런 경우 진화대원이 30kg 무게의 호스나 등짐 펌프 같은 장비를 들고 직접 걸어가야 합니다.

힘들게 도착한 현장, 1시간도 안 돼서 물이 바닥납니다.

[김기수/지리산 산악구조대장 : 등짐펌프를 들고 와도 (용량에) 제한이 있으니까 물이 모자라면 물 길러 내려가고….]

산림청은 일반 임도보다 폭이 30cm 이상 넓은 산불 진화 임도를 오는 2027년까지 3천2백 km로 확충하고, 국립공원에도 임도 확대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만, 무분별한 임도 설치는 산사태와 산림 생태계 훼손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설계 단계부터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윤태호)
김민준 기자(mzmz@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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