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소련식 '독전대' 아직도 존재?…생존 군인들 폭로

(서울=연합뉴스) 러시아군 지휘부가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한 병사들이 뒤로 물러서지 못하도록 옛 소련식 '독전대(barrier troops)'를 운용한다는 일선 병사들의 폭로가 나왔습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에는 24일 러시아군 강습 부대 생존자들이라는 군복 차림 남성 20여명이 등장하는 동영상이 공유됐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이 영상에 등장하는 병사 알렉산데르 고린은 "우리는 14일간 박격포와 야포 포화를 맞으며 앉아 있었다. (전체 161명 중) 지휘관을 포함해 22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 부대는 후퇴를 결심했지만 상부는 이를 불허했다고 하는데요.

고린은 "그들은 우리 뒤에 독전대를 배치하고 위치에서 이탈하지 못하게 했다. 그들은 우리를 한명씩 혹은 부대째 처분하겠다고 위협했다"고 규탄했습니다.

아군을 즉결처형해서라도 후퇴를 막는 독전대는 병사들이 자발적으로 전투에 나서길 기대하기 힘들던 전근대 시절 전쟁에 주로 쓰였으나, 나치 독일과 옛 소련 등은 2차 대전까지도 이런 부대를 운영해 악명을 떨친 바 있는데요.

러시아 국방부는 올해 1월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 겨울 공세에 참여할 강습 부대를 창설했습니다.

최근 두 달여 간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에 수만 명의 병력을 투입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 사이 러시아 측 전사자와 부상자는 최다 20만명으로 급증했는데요.

훈련도와 사기가 낮고 장비도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머릿수를 앞세워 우크라이나군 방어선을 억지로 뚫은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이런 '묻지마식 인해전술' 때문에 영국 국방부는 작년 11월 이미 러시아군이 독전대를 운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했습니다. 영상으로 보시죠.

<제작:김해연·유가원>

<영상:로이터·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와그너그룹 텔레그램·러시아 국방부 유튜브·영화 Enemy at the G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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