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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러, 30년만의 '국외 핵무기 배치' 우려…바흐무트 공방은 소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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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나토 위협, 중대 변화"…미국은 "핵 사용 징후 無" 신중

바흐무트 충돌 하루 최대 50건→20건 아래로…러 탱크 부족 징후도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를 놓으며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위협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동맹국인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는데, 이것이 현실화하면 러시아가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국외에 핵무기를 배치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의 무게가 남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로이터·AP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오랫동안 러시아에 전술 핵무기 배치를 요청했다"며 "전혀 문제가 없다. 미국은 수십 년간 전술 핵무기를 동맹국에 배치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핵무기 운반체계인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항공기를 벨라루스에 이미 주둔시켰으며, 오는 7월1일까지 전술핵무기 저장고를 완공할 것이라는 구체적 계획까지 제시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21일 국정연설 당시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하면서 미국의 핵실험시 똑같이 대응하겠다고 밝혔던 것에서 몇발짝은 더 나아간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러시아가 1990년대 중반 이후로 국외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한 적이 없었다는 점이 그렇다. 1991년 소련 붕괴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카자흐스탄 등 신생 독립 4개국에 핵무기가 배치됐는데, 이듬해 각국이 러시아로 핵탄두를 옮기는 데에 동의함에 따라 1996년 이전이 완료된 바 있다.

빈 군축·비확산센터(VCDNP)의 니콜라이 소콜 선임연구원은 "이것은 매우 중대한 움직임"이라며 "러시아가 자국 영토 밖에 핵무기를 두지 않았다는 점을 자랑으로 여겨왔던 것에서 매우 커다란 변화"라고 말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의 한스 크리스텐슨 국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위협하려는 푸틴의 게임"이라며 "러시아 내에 이런 핵무기가 매우 많이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벨라루스 배치에 딱히 군사적 효용이 없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은 일단 푸틴 대통령 발언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신중한 태도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어떤 징후도 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절하하며 "우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의 집단 방위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벨라루스는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연합뉴스

바흐무트 전선의 우크라이나군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지난 7개월간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며 수많은 사상자를 낳은 우크라이나 전쟁 '최대 격전지' 동부 바흐무트에서는 러시아의 공세가 눈에 띄게 약해지는 모습이다.

영국 국방부는 최근 "돈바스 지역 바흐무트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크게 잦아들었다"며 "러시아군이 극단적인 소모전을 펼쳐온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러시아가 올 1월 이후 총공세를 시도했으나 결정적인 결과를 얻지 못함에 따라 보다 방어적인 작전 체계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향후 3년간 러시아가 1천600대의 전차를 생산·개량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러시아가 탱크 부족을 겪는 징후가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바흐무트에서 양측의 충돌 건수는 하루 평균 30∼50건 정도에서 20건 아래로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전했다.

그간 러시아군에 3면으로 포위돼 방어전을 지속해온 우크라이나군은 반격에 나서고 있다.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이날 "바흐무트 방면이 가장 어렵다"면서도 "방어군의 엄청난 노력 덕에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군이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깊숙이 진격하려면 바흐무트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이같은 상황 변화가 전체적인 전세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여전히 포화가 지속되면서 인명피해도 불어나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다수의 노인과 장애인을 포함한 약 1만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바흐무트에서 생존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내주 러시아가 점령 중인 유럽 최대 규모의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방문, 심각한 안전 상황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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