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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바다로 간 '비봉이' 5개월째 실종…"폐사했다고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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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7년 동안 수족관에 갇혀 쇼에 동원됐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작년 10월에 바다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준비가 안 된 상태로 급하게 보냈단 지적이 많았는데, 사실상 방류에 실패한 걸로 보입니다.

왜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 이해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쾌속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는 시간은 새벽 6시.

5개월째 보이지 않는 비봉이를 찾기 위한 해양 수색팀입니다.

제주 근처 남방큰돌고래의 동선을 모두 훑습니다.

[박겸준/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박사 : 지금까지 하지 않던 방법인데 육상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는 연안도 혹시나 고래가 있을지…]

수색 4시간째.

파도 속 돌고래 등지느러미가 포착됩니다.

하지만 비봉이는 없습니다.

지난해 8월 4일, 17년 동안 살던 수족관에서 나와 가두리로 옮겨진 비봉이.

10월 태풍 '난마돌'이 다가오면서 급하게 방류를 결정했습니다.

[조약골/핫핑크돌핀스 대표 : 두 가지 방법이 있었는데 다시 육상 수조로 들어가서 바다 상황이 나아진 후에 다시 야생 가두리로 내오는 것 아니면 거기서 그냥 방류하는 것…]

비봉이가 살던 퍼시픽랜드를 인수한 건설사는 육상 이송을 반대했습니다.

결국 적응 훈련 2달 만에 비봉이는 바다로 나갔습니다.

돌아갈 준비가 안됐었다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이형주/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 마른 돌고래 같은 경우는 이렇게 파인 모습들이 나타나거든요. 위에서 보면 찌글찌글 이렇게 대칭적인 모습이 아니었거든요.]

사실상 방류 실패.

폐사를 인정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나오미 로즈/미국 동물복지연구소 해양포유류학자 : 죽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비봉이는 눈에 띄기 쉬운데, 지금쯤이면 포착됐어야 해요.]

다른 해역으로 갔을 가능성은 없다고 봤습니다.

[나오미 로즈/미국 동물복지연구소 해양포유류학자 : 뭔가를 배우기도 전에 포획됐는데, 당연히 일반적인 돌고래의 이동경로를 습득했을 리가 없죠.]

방류협의체에 참여한 한 단체는 "당시 상황에선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17년 갇혀 지낸 비봉이.

마지막 운명도 인간이 결정했습니다.

(화면제공 : 고래연구센터·해양수산부·핫핑크돌핀스)

이해선 기자 , 김준택, 공영수, 김상현, 홍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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