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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입김 세지는 행동주의펀드…시총 10조 기업과도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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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주는 상장사 10곳 가운데 7곳이 주주총회를 여는 이른바 슈퍼위크입니다. 올해 주총의 특징은 행동주의펀드입니다. SM 경영권에 불을 당겼던 이들이 다른 대기업에도 대주주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증시를 달궜던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습니다.

이수만 창업자와 손잡았던 하이브가 오늘(24일) 카카오의 SM 주식 공개매수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카카오가 경영권을 잡게 된 겁니다.

1년전만 해도 이런 변화는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K팝의 아버지'라 불릴 정도로 지배력이 막강했던 이수만 씨를 흔든 건 SM 지분 1%를 갖고 있던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였습니다.

[이창환/얼라인파트너스 대표 : K팝 산업 성장하는 게 너무 눈에 보였어요. 그런데 엔터주 중에서는 SM이 거버넌스 이슈 때문에 제일 쌌었어요. 밸류에이션 멀티플(기업가치)이 제일 낮았어요.]

얼라인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개인회사와의 부당계약을 문제삼아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퇴진을 요구했고, 결국 관철했습니다.

올해는 여세를 몰아 전북은행의 지주사인 JB금융지주에게 사외이사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최근 5년간 이사회 안건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반대가 제로일 정도로, 독립성이 떨어진단 이유에서입니다.

행동주의펀드의 약진으로 주주제안을 받은 기업은 47곳.

1년 전보다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역대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기업 주가를 높인 뒤 팔아서 수익을 내는 이들은, 대주주에게 주주가치를 높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국산담배를 독점생산하는 KT&G는 두곳의 협공을 받고 있습니다.

[이상현/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 대표 : 사외이사는 우리나라에선 주로 거수기로 전락했고, KT&G를 주인 있는 회사로 만들려면 이사회를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이사들로 모셔야 합니다. (기업의 이사진은) 돈을 받는 소위 말하는 '고액 알바'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들은 기업에 쓴소리를 해야 발전이 있고, 그래야 주가도 오른다고 말합니다.

[이창환/얼라인파트너스 대표 : (기업을) 견제해주면 신경 쓰게 돼요. 그렇게 돈이 분배되면 그 돈으로 사람들이 투자도 하고 소비도 하잖아요. 원래는 가만히 있을 돈이 말이죠.]

이들을 두고 "멀쩡한 회사의 경영권을 흔들어서 괴롭힌다"고 비판하는 대주주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대주주가 좌지우지했던 국내 기업 환경에 만만찮은 '감시견'이 생겼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평가가 더 많습니다.

(영상디자인 : 황수비 / 취재지원 : 박지홍)

이지은 기자 , 이병구, 최대환, 김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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