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3대 지원 약속…나토, 서방전투기 제공 가능성 배제않아
EU, 포탄 100만발 제공 확정…우크라 "지원 미루면 전쟁 장기화"
미그-29기 기동 장면 |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슬로바키아가 우크라이나에 약속했던 미그-29 전투기 13대 가운데 4대가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전달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머지 미그기들도 수주 내로 우크라이나에 도착할 것이라고 슬로바키아 국방부가 밝혔다.
다만 슬로바키아가 전달한 미그기는 퇴역 기종으로 우크라이나전의 판세를 바로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우크라이나가 보유 중인 옛소련제 전투기들에 스페어 부품을 제공하는 데 쓰일 수 있다.
미그-29기는 러시아를 비롯해 냉전 시절 소련에 속했던 공산권 국가들이 운용했던 러시아의 4세대 전투기다.
당초 우크라이나에 미그-29기를 제공한다고 약속한 첫 번째 나라는 폴란드이다. 지난주 폴란드의 발표 후 그다음 날 슬로바키아도 미그기 제공을 약속한 바 있다.
고급 전투용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보내야 한다는 폴란드의 독려에 힘입어 영국, 독일, 미국, 핀란드 등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드2 탱크를 2차로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전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서방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서방에 무기지원 계속 재촉하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다만 우크라이나가 지원을 요구하는 미제 F-16 전투기를 보낼지에 대한 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에 자국산 전투기 직접 제공을 꺼리는 미국과 영국은 대신 폴란드와 슬로바키아에 신형 공격헬기 제공 등으로 보상해준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에 포탄 100만발을 지원하는 방안을 23일 확정했다.
EU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당국에 향후 12개월에 걸쳐 포탄 100만발을 지원하는 방안을 최종 승인했다. EU는 또 포탄 공동 구매계획안도 승인했다.
EU 정상들은 성명에서 "EU와 (27개)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의 군사 및 국방 필요를 충족하는 노력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포탄 지원 계획은 전통적으로 평화를 옹호해온 EU가 군사 원조에 나섰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조치라고 NYT는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서방이 제공한 대포에 쓰일 155㎜ 포탄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전선에서 강화된 러시아군의 공격을 물리치고 영토 수복을 위한 반격 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보내는 영상 메시지에서 전투기 등 무기 추가 지원을 서두르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전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이 (무기 지원을) 미룬다면 '악마'(러시아)는 수년간 지속될 전쟁을 재조직하고 준비할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를 막는 건 당신들의 힘에 달렸다"고 말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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