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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화)

[밀착카메라] 우리 땅 숨통 조인 '일본군 흔적들' 광복 78년 지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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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3일) 밀착카메라는 일본이 우리 땅에서 전쟁을 준비하던 흔적들을 따라가봤습니다. 자폭 전투기, 이른바 가미카제를 숨기려던 격납고부터 지하 벙커까지, 해방 이후 78년이 흘렀지만 최근에 새롭게 발견된 것들도 있습니다.

정재우 기자입니다.

[기자]

평화로워 보이는 제주의 논밭 한가운데, 곳곳에 기괴한 건물들이 가득합니다.

이곳은 일제가 해군 기지로 사용했던 장소인데요.

제주 도민들을 동원해 전쟁을 준비하려던 흔적들을 볼 수 있습니다.

돌로 된 움막들이 벌판에 늘어섰습니다.

[제주도민 : 나는 오늘 처음 여기 와 봤어요. 전쟁 때 비행기를 놓고 했단 것만 알지 잘 몰라요.]

현재 모형 전투기가 있는 이곳은 실제로 전투기를 숨기기 위한 장소입니다.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의 자살 공격기 5백여 대를 위한 겁니다.

최근논문을 통해, 격납고들의 구체적인 목적이 파악됐습니다.

일본군 방위성의 자료 등을 살펴보니 일제가 한반도에 배치하려던 특공기는 500대입니다.

이를 숨기기 위해 200개의 격납고를 만들려고 한 겁니다.

[조건/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가미가제 특공대' 이제 자살 공격이라고 이야기하는데, 한반도가 '자살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그렇게 운영하려고 했던 거죠.]

확인된 격납고는 전국에 30여 곳.

폐비닐을 모아 두는 곳이 됐거나 지역 주민들이 창고처럼 쓰기도 합니다.

일본군이 만든 시설들은 전국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도 일제가 만든 시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곳은 산책로인데요. 바로 옆으로 가보니 지하 벙커 입구가 나옵니다.

원래 군에서 관리하고 있던 시설이 공원으로 만들어지면서 드러난 겁니다.

공원 주차장 안에 동굴이 보입니다.

허리를 굽혀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좁은 문, 점점 넓어지더니 거대한 공간이 나옵니다.

내부는 마치 미로처럼 복잡합니다.

일본군 지휘부가 사용한 시설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지하 벙커와 창고, 물탱크가 발견됐습니다.

[조건/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유적들이 지금 얼마나 남아 있고 또 어떤 의미를 가졌던 것인지 조사는 먼저 하자. 이걸 부순다는 건 우리가 일본 제국주의에 식민지배 당했단 증거를 없애는 거죠, 우리 손으로.]

서울 한복판도 예외는 아닙니다.

문화재 복원을 위해 발굴한 광화문 앞에 거대한 철로가 보입니다.

일제는 궁궐을 훼손한 다음, 이 철로를 통해 조선 총독부 건물 자재를 옮겼습니다.

[조소영/서울 불광동 : 아픈 역사도 역사라고 생각하고…이걸 통해서 또 다른 역사를 만들 수 있으니까 뜻깊게 생각합니다.]

광복 이후 78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나라를 빼앗겼던 흔적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두 정상은 미래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고 말하지만, 아직 우리에겐 묻지 못한 질문도, 듣지 못한 대답도 남아 있습니다.

(화면제공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작가 : 유승민 / VJ : 김원섭 / 영상디자인 : 최석헌 /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인턴기자 : 김인옥)

정재우 기자 , 최무룡, 배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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