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 자녀, 뇌전증 앓아…이틀에 한 번꼴로 발작
에피디올렉스 약물 복용 뒤 뇌전증 증세 없어져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복용 중단
"발작 횟수 증감률 기준 개선 필요"
"소아 청소년 발달에 뇌전증 발작 치명적"
[앵커]
뇌전증 환자들 사이에서 기적의 약이라고 불리는 치료 약이 있지만 일반 환자들은 좀처럼 복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약물을 복용한 뒤 발작 빈도가 50% 이상 줄어들지 않으면 보험 적용에서 제외하는 까다로운 건강보험 급여 기준 탓입니다.
윤성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A 씨의 딸은 뇌전증 환자입니다.
첫돌이 되기 전 진단을 받았고, 22살이 된 지금도 이틀에 한 번꼴로 발작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2년 전, 에피디올렉스라는 약을 만나며 희망이 찾아오나 싶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약물 복용 7개월 차부터 발작이 다시 잦아졌지만, 복용량을 늘려 보자는 의사의 권유는 눈물을 머금고 뿌리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치료가 어려운 뇌전증 환자들에게 처방되는 에피디올렉스는 효과가 좋은 대신, 일반적으로 한 달 약값이 백만 원대를 훌쩍 넘길 정도로 비싼 치료제인데, A 씨의 딸은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발작 빈도가 최초 투약 시점보다 절반 아래로 줄어들지 않으면,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게 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기준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A 씨 / 뇌전증 환자 부모 : 에피디올렉스 고시 기준에 50%의 경련 횟수가 늘어나면 급여가 안 된다는 말도 안 되는 기준에 저희가 걸린 것이죠. 2병을 했을 때 매달 220만 원이라는 큰 금액을 지불을 하고 먹어야 되는 상황이죠.]
때문에, 발작 횟수의 증감률을 획일적으로 따지기보다는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기준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흥동 / 연세대 의대 소아신경과 교수·뇌전증협회장 : 의식 장애가 올 수 있는 발작을 적어도 네 차례 이상 하는 정도의 발작이라면 그런 상태에서는 반드시 이 약을 사용하는 게 필요하다 그런 기준도 바뀌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다섯 종류 넘는 약물을 써보고도 발작 빈도가 50% 이상 줄어들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만 건강보험 적용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소아 청소년은 한 차례 발작에도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두세 종류 약물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다면 서둘러 에피디올렉스로 넘어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흥동 / 연세대 의대 소아신경과 교수·한국뇌전증협회장 : 5가지 약을 사용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고 그런 시간 동안 아이들의 지적 능력은 점점 퇴행하기 때문에, 그리고 한번 퇴행한 지적 능력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워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새로운 임상적 근거가 보완되면 급여기준 변경을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현재로서는 확인된 게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
YTN 윤성훈입니다.
YTN 윤성훈 (ysh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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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환자들 사이에서 기적의 약이라고 불리는 치료 약이 있지만 일반 환자들은 좀처럼 복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약물을 복용한 뒤 발작 빈도가 50% 이상 줄어들지 않으면 보험 적용에서 제외하는 까다로운 건강보험 급여 기준 탓입니다.
윤성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A 씨의 딸은 뇌전증 환자입니다.
첫돌이 되기 전 진단을 받았고, 22살이 된 지금도 이틀에 한 번꼴로 발작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2년 전, 에피디올렉스라는 약을 만나며 희망이 찾아오나 싶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A 씨 / 뇌전증 환자 부모 : 현대의학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은 시행했으나 뇌전증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는데 (2021년) 5월 3일부터 에피디올렉스를 복용하고 기적적으로 뇌전증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어요.]
그러다 약물 복용 7개월 차부터 발작이 다시 잦아졌지만, 복용량을 늘려 보자는 의사의 권유는 눈물을 머금고 뿌리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치료가 어려운 뇌전증 환자들에게 처방되는 에피디올렉스는 효과가 좋은 대신, 일반적으로 한 달 약값이 백만 원대를 훌쩍 넘길 정도로 비싼 치료제인데, A 씨의 딸은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발작 빈도가 최초 투약 시점보다 절반 아래로 줄어들지 않으면,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게 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기준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한 달에 10차례 발작했던 환자가 에피디올렉스를 복용한 뒤 발작 횟수가 4번으로 감소하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6번으로 줄면 받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A 씨 / 뇌전증 환자 부모 : 에피디올렉스 고시 기준에 50%의 경련 횟수가 늘어나면 급여가 안 된다는 말도 안 되는 기준에 저희가 걸린 것이죠. 2병을 했을 때 매달 220만 원이라는 큰 금액을 지불을 하고 먹어야 되는 상황이죠.]
때문에, 발작 횟수의 증감률을 획일적으로 따지기보다는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기준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흥동 / 연세대 의대 소아신경과 교수·뇌전증협회장 : 의식 장애가 올 수 있는 발작을 적어도 네 차례 이상 하는 정도의 발작이라면 그런 상태에서는 반드시 이 약을 사용하는 게 필요하다 그런 기준도 바뀌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에피디올렉스를 최초로 사용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현재는 다섯 종류 넘는 약물을 써보고도 발작 빈도가 50% 이상 줄어들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만 건강보험 적용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소아 청소년은 한 차례 발작에도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두세 종류 약물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다면 서둘러 에피디올렉스로 넘어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흥동 / 연세대 의대 소아신경과 교수·한국뇌전증협회장 : 5가지 약을 사용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고 그런 시간 동안 아이들의 지적 능력은 점점 퇴행하기 때문에, 그리고 한번 퇴행한 지적 능력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워서.]
효과 좋은 약물이 있어도 까다로운 건강보험 기준에 막혀 복용할 엄두조차 못 내는 상황.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새로운 임상적 근거가 보완되면 급여기준 변경을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현재로서는 확인된 게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
YTN 윤성훈입니다.
YTN 윤성훈 (ysh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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