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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자세한 내용에 놀랐다"…다큐 찍다 찾은 '대학살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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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23년 일본 간토대학살 사건이 올해로 100년을 맞습니다. 당시 일본에 있던 조선인 수천 명이 일본 자경대와 군경에게 학살됐는데, 이를 인정한 일본 정부의 공식 보고서가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김광현 기자입니다.

<기자>

1923년 9월 1일.

도쿄를 비롯한 간토 지역에서 규모 7.9의 대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졌고 일본 자경단과 경찰, 군인들이 재일조선인을 무차별 살해했습니다.

이른바 간토대학살입니다.

당시 6천 명 이상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일본 정부는 군경에 의한 학살은 없었다며 부정해 왔습니다.

그런데 일본 중앙방재회의가 지난 2009년 작성한 보고서에, 군경에 의한 조선인 피살자 수가 명시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군대에 의해 도쿄에서 27명, 지바에선 12명 등 모두 39명의 재일조선인이 살상됐다는 내용입니다.

[스즈키 준/도쿄대 일본근대사 교수 : (당시) 계엄사령부가 인정한 문서입니다. 각각 이유가 있어서 살해했다고 했지만 조선인을 살해했다고 인정한 거죠.]

실제보다 터무니없이 적은 수치지만, 일본 정부 공식 문서에서 군대에 의한 학살이 인정된 건 처음입니다.

간토대학살 100주기 다큐멘터리 영화를 준비하던 국내 제작진의 인터뷰 과정에서 보고서의 존재가 드러났습니다.

[김태영 감독/다큐멘터리 '1923' 감독 : 자기네가 그 발언 하나도 안 하지 않습니까. 죽였다. 뭐 이런 군대가 책임지겠다.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이런 보고서에는 군에 조선인 학살 부분이 정확하게 장소, 숫자가 나오는지 놀랐습니다.]

앞서 지난 2003년 일본 변호사연합회도 군대와 자경단의 학살 책임 인정과 사죄, 진상조사를 권고했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이승열)
김광현 기자(teddy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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