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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뉴스큐] 피해 키운 '팬케이크 붕괴'...부실 관행이 부른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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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만 5천 명 넘는 사망자를 낸 튀르키예와 시리아 강진은

특히 대부분 잠을 자던 새벽, 지진으로 건물이 순식간에 폐허가 되면서 피해 규모를 키운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건축 전문가들은 위층부터 겹겹이 무너져 내리는 이른바 '팬케이크' 붕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보통 건물이 무너지는 데에는 여러 붕괴 형태가 있습니다.

건물 중심부가 부서지면서 무너지는 V자형 붕괴, 한 쪽 벽이 부서지고 다른 쪽 벽은 온전한 캔틸레버 붕괴, 그리고 모든 층이 거의 수평을 이룬 채 그대로 떨어지면서 여러 층이 눌려 쌓이는 '팬케이크 붕괴'.

이번 튀르키예 강진에서 보듯, 통상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 나타나는 대표적인 붕괴 형태가 바로 '팬케이크 붕괴'입니다.

지진이 건물 하단 부분에 영향을 주면서 건물 자체를 흔들면,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무너져 내리는 건데요.

붕괴가 진행될수록 땅에 전달되는 무게는 배가 되고, 다른 붕괴보다 잔해 속 빈 공간이 없기 때문에 생존자 구출이 더욱 어렵습니다.

특히 내진 설계 없이 부실한 자재로 지어진 낡은 건물의 경우 이런 형태의 붕괴가 많은데요.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들도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이런 점을 지적합니다.

건물이 부서져도 버텨줄 수 있는 철근 등의 보강 없이, 그저 겹겹이 쌓아 올린 벽돌 건물,

그리고 충격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비연성 콘크리트 등이 건물을 옆으로 흔드는 지진의 힘에 쉽게 무너졌다는 분석입니다.

과거에도 주기적으로 대형 지진이 일어났던 튀르키예, 대비가 없었던 아닙니다.

1999년 1만7천 명 이상 목숨을 잃은 이즈미트 대지진 이후 2007년 내진 설계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건축법도 개정하고,

지금까지 우리 돈 5조 9천억 원의 '지진세'도 거둬들였지만 '관행'을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부실시공과 불량자재 사용이 정부 묵인 하에 이뤄져 왔기 때문인데요,

건축물 부실 관리로 얻은 정부의 이익 규모가 3조 7천억 원에 달한다는 관측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결국 건물 수천 채가 팬케이크처럼 와르르 무너지면서 막대한 인명 해를 낸 이번 강진, 건축 기준을 무시하고 감독 소홀이 부른 인재라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YTN 박석원 (anc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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