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호 선체 인양 준비 |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언제나 웃던 순둥이 형, 이번만 배 타고 그만 타겠다고 했는데"
통발어선 청보호 전복 사고로 숨진 선원 A씨(56)의 동생은 사고 소식을 듣고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듯했다.
뉴스를 통해 사고 소식을 먼저 접한 그는 '설마 형이 탄 배는 아니겠지'라며 가볍게 넘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형의 부고를 듣게 됐다.
뱃일하는 형은 따로 거처를 두지 않고 가끔 A씨와 어머니가 사는 부산의 집에 찾아올 뿐이었다.
집에 올 때마다 제 자식처럼 조카들을 좋아해 주는 형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왕래는 뜸해졌고, 지난해 추석 이후 형을 만나지 못했다.
동생 B씨는 "형이 집에 오면 아무래도 신세를 지게 되니 미안하고 불편해했다"며 전화로 안부를 묻기는 했으나 배를 타고 나가면 전화가 안 돼 이마저도 자주 하지 못했다.
B씨가 기억하는 형은 말 그대로 '순둥이'였다.
성격이 거친 B씨가 모진 말을 해도 싫은 내색 없이 웃던 형이었다.
B씨는 형을 볼 때마다 '나이 먹고 언제까지 뱃일할 거냐', '어머니 고생시키지 말고 뱃일 그만두라'고 종용했다.
고된 노동과 부실한 식사 때문인지 뱃일에 나갔다가 올 때마다 얼굴이 상해 있는 형의 모습이 안타까워 쏟아낸 말들이었다.
그럴 때마다 형은 '이번만 타고 그만 타겠다'고 했지만 결국 배 위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다.
B씨는 "못 해주고 미안한 것밖에 생각나지 않는다"며 "그때 잘해줄 걸, 그때 모진 소리 안 할걸 (후회된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A씨 유가족은 특별히 거처가 없는 상황인 점을 고려해 시신이 안치된 목포 한 종합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족장을 치를 예정이다.
신안군은 청보호 선적지인 인천시와 함께 유가족의 장례 절차와 비용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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