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건물 터키서만 5천600동…"구조대 감당 못할 만큼 피해 커"
추위·악천후 속 이재민 갈 곳 없고 여진 공포에 노숙 처지
튀르키예에서 악천후 속 부상자를 돕고 있는 구조대원들 [AFP=연합뉴스]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진도 7.8의 대형 지진이 강타한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 등지에서 6일(현지시간) 밤 어둠이 내려앉은 가운데 필사적인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생존자들도 추운 겨울 밤 노숙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으며 지진 여파로 건물이 무너지거나 여진이 더 있을까 두려워 집을 떠나는 이들도 속출하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파손된 건물은 수천 동에 달한다. 이번 지진의 진원이 20㎞가 되지 않을 만큼 얕고 사람들이 잠든 새벽 시간대에 건물 붕괴·파손이 잇따르면서 피해가 컸다.
해가 지고 나서 구조대원들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전등에 의지해 수색과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AP·AFP 통신과 BBC·CNN 방송,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AFAD)은 이날 밤 현재 지진 전후로 무너진 건물이 5천606채로 집계하면서, 구조 작업을 위해 피해 지역에 급파된 인력이 1만9천574명이라고 밝혔다.
구조대원과 소방관, 군인 등이 현장에서 생존자를 찾고 장비를 이용해 잔해를 들어 올리며 구조하고 있다. 의료진도 현장에 급파됐으며 다친 사람들을 병원에 이송하고 있다.
생존한 주민들도 함께 사람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려가 잔해를 파헤치고 사람들을 꺼내려 사투를 벌이고 있다.
튀르키예 10개 지역에 걸쳐 구조된 사람은 7천840명이다.
이날 밤 현재까지 튀르키예의 사망자 수는 2천379명, 부상자는 1만4천483명으로 집계됐다.
시리아에서도 수많은 건물이 무너졌으며 1천444명 이상 숨지고 3천411명이 다쳤다고 시리아 정부와 구호단체가 밝혔다.
사상자 수는 수색·구조 작업이 이어지면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리아에서 가족과 함께 자고 있던 중 진동을 느꼈다는 오사마 압델 하미드 씨는 AFP 통신에 "벽이 우리 위로 무너졌지만, 아들이 비명을 질러 사람들이 알아채고 우리를 잔해 밖으로 끌어내 줬다"고 설명했다.
피해 지역 곳곳에서 구조대는 헤드램프와 작업등에 의존해 밤샘 구조 작업에 돌입했다고 NYT 등은 전했다.
겨울 밤 악천후로 구조 작업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튀르키예에서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찾고 있다. [EPA=연합뉴스] |
영점을 오가는 맹추위와 어둠에 더해 일부 지역에는 눈이나 비까지 내리고 있다.
추가 붕괴 위험이 있는 건물 잔해에서 중장비를 사용해 생존자를 수색하고 구조하는 작업 자체에도 위험이 따르고 규모 4.0 이상 여진이 이미 70여 차례 발생한 만큼 또 여진이 일어날 우려도 있다.
또한 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한 데다 넓은 지역에 걸쳐 있어 인력과 물자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현장의 구조대원들은 호소하고 있다.
미국 구호단체 메드글로벌의 시리아 지역 국장으로 이들리브에 거주하는 모스타파 에도는 시리아 북서부 지역 병원에 의료물품을 보내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구조대가 잔해 아래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 때문에 중장비를 함부로 사용할 수 없어 구조 작업이 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말했다.
BBC 방송도 이번 지진 진원지에서 가까운 터키 남부 오스마니예에서도 주민들이 여진이 두려워 실내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는 애나 포스터 BBC 기자는 "여진의 진동이 느껴질 때마다 사람들이 거리로 더 많이 몰리고 있다"며 "비까지 쏟아붓고 있어 구조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가까스로 생존한 이재민들도 여전히 위험한 처지다. 겨울 한파 속 집을 잃고 노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리아 북부에서 활동하는 사진기자인 칼릴 아샤위 씨는 CNN 방송에 "구조대가 노력하고 있지만 불행히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손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얼어붙는 날씨에 너무 많은 사람이 갈 곳이 없어 길거리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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