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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밀착카메라] '쓰레기벨트' 된 그린벨트?…불법 알면서도 손놓은 지자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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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6일) 밀착카메라는 도심 속 그린벨트 지역들을 둘러봤습니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묶어놓은 곳들이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서 어지럽혀진 곳들이 많았습니다.

권민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한때 고물상 창고로 쓰였던 가건물입니다.

입구부터 다양한 쓰레기들이 쌓여 있는데요.

정수기, 김치냉장고, 와인셀러까지 방치돼 있습니다.

이쪽을 보시면 다 쓴 페인트통도 녹이 슨 채로 그대로 버려져 있습니다.

다양한 생활 쓰레기까지 합쳐지면서 악취도 진동합니다.

이곳은 그린벨트로 지정된 부산 금정산 산자락입니다.

숲 가운데 간이화장실이 방치돼 있고 햇빛에 변한 스트로폼에선 가루가 날립니다.

이곳을 사용하던 자원재활용업체가 수백 톤에 이르는 쓰레기를 두고 지난해 다른 지역으로 떠났습니다.

[인근 주민 : 밤에도 무섭죠. 쓰러져 가는 집이니까 뭐 귀신 나올 것 같고…]

구청은 5년 전 작은 산을 이룰 정도의 불법 쓰레기를 적발한 뒤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지만, 제대로 된 후속 조치가 없었습니다.

[유진철/범시민금정산보존회 생태국장 : (그린벨트는) 지키고 보전하기 위해 정해진 법이란 말입니다. 이거는 뭐 방치. 봐주기 행정이죠.]

구청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부산 금정구청 건축과 : {(현장) 사진을 보여드릴까요?} 제가 건축과 업무를 안 하다가 다른 부서에서 온 거라서…]

구청은 취재가 시작되고 쓰레기가 방치된 걸 알았다며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천 원적산 등산로 한가운데 큰 구조물이 쓰러졌습니다.

역시 그린벨트 가운데 만들어진 무허가 배드민턴장입니다.

[이영호/인천 청라동 : 흉물스럽고 빨리 시에서 나서서 철거했으면 좋겠죠. 여기 특히 어르신들도 많이 다니는 곳이고…]

[이창호/인천 산곡동 : (쓰러진 지) 한 4~5개월 됐죠. 좀 혐오스럽지.]

한 배드민턴 동호회가 허가 없이 만들어 30년 동안 사용했는데 지난해 땅 주인이 그중 일부를 부수고 그대로 방치한 겁니다.

구청은 사유지에 놓인 시설물을 강제로 철거할 순 없단 입장입니다.

[인천 부평구청 : 토지 소유주랑 행위자, 배드민턴장 지은 클럽 회원분들, 이게 달라서 어느 한 분한테 책임을 묻기가 좀…]

경기 하남시의 그린벨트 지역엔 공장이나 창고 부지로 빌려줄 수 있다는 광고가 많습니다.

법대로면 그린벨트엔 공장이나 창고를 지을 수 없습니다.

부동산에 직접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부동산 업체 : 임대 자체는 불법이에요. 알면서도 쓰는 건데 걸릴 수도 있고 10년 넘게 써도 안 걸리는 데도 있고…]

부동산에서 말해준 주소로 찾아왔습니다.

이곳은 축사로 등록돼있지만 공장이나 창고로 쓰입니다.

불법 용도변경입니다.

축사로 등록된 또 다른 건물엔 건축 자재가 쌓여 있습니다.

[실내장식 업체 주인 : {축사 창고로 원래 등록돼 있는데…} 그게 뭐가 문제인데?]

아예 무허가 건축물을 짓고 영업을 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 가구 업체는 2년 전 단속에 걸렸지만 여전히 영업 중입니다.

[가구 업체 주인 : 그래도 다른 데 가는 것보다 싸니까 있는 거예요. 없애라고 하니까 없애야죠. 그러고 다시 짓는 거예요.]

[하남시청 건축과 : 원상복구 되면 행정절차는 끝난 거로 보죠. 일부러 재단속을 하거나 그러진 못하고 있죠.]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고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그린벨트.

현재는 물론 미래의 자산이기도 합니다.

감시를 피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 사이, 그린벨트는 멍들고 있습니다.

(작가 : 강은혜 / VJ : 황의연 / 인턴기자 : 이주현)

권민재 기자 , 공영수, 박대권,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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