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 오늘 금리를 또 올렸지만 전 세계 금융시장에는 훈풍이 불었습니다. 소위 '자이언트 스텝', '빅 스텝'을 멈추고 이제 금리인상을 중단할 준비를 하는 걸로 평가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일년 내내 전 세계를 짓눌렀던 금리인상의 공포에서 이제 벗어날 수 있을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미 연준 의장이 뭐라고 했길래 세계 금융시장이 반색을 했습니까?
[기자]
네, 사실 연준이 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할 거란 전망은 지난해 11월부터 나왔는데요. 사람들이 반응한 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언급한 바로 이 단어, 디스인플레이션입니다.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 즉 오름세가 둔해질 거라는 말을 처음으로 꺼내면서 시장이 안도했습니다.
제롬 파월 /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아직 초기 단계긴 하지만 물가 상승세 둔화(디스인플레이션)가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물가 상승세 둔화(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앵커]
중앙은행들은 대개 물가를 금리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보는데 미국은 물가가 잡히기 시작했다는 뜻이군요. 그럼 이번 인상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까요?
[기자]
당장 금리 인상을 멈춘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명확하게 선을 그어줬습니다. 앞으로 올리더라도 한 두 차례일 것이다, 그리고 5%는 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쐐기를 박았습니다.
"(물가가) 적절하게 잡혔다고 생각되는 수준에 이를 때까진 (금리를)'두어 번' 더 올릴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5% 아래로 유지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확실히 가능합니다."
[앵커]
그럼 시기적으로는 언제쯤 금리인상이 중단될까요?
[기자]
네, 지금 미국 기준금리가 4.5~4.75% 인데요. 그래서 연준이 이르면 3월에는 금리 인상에 마침표를 찍을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파월 의장은 연내 금리를 인하할 생각은 없다고 했지만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면" 그 땐 내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앵커]
물가는 잡혀가는데 미국 경제는 어떻습니까?
연준은 물가 상승세가 어느 정도 잡혀가고 있다고 확신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파월이 표정 관리에 실패했다"는 말도 나오는데요. 아직은 미국 경제가 위로 갈 수도,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는 상황인데 너무 성급하게 긍정적인 신호를 준 게 아니냐는 겁니다.
오건영 /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부장
"다들 아무것도 안 보이는 그 안개 낀 곳에서 운전을 할 때 보면 빠르게 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빠른 금리 인상에서 이제 천천히 금리 인상하는 쪽으로 좀 바꾸자 이제 이런 얘기지, 차를 멈추겠다는 건 아니었거든요."
[앵커]
그렇다면 한국은행도 고민이 커지겠는데요. 우린 아직 물가 문제가 심각하지 않습니까?
[기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장 큰 이유가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 때문인데요. 현재 1.25%포인트로, 2000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습니다. 미국이 여기서 금리 인상을 멈춘다면 한은도 동결하거나 인상 속도를 낮출 가능성이 큽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금리 인상을 결정한 뒤 금통위원들이 최종 목표금리를 3.5%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물가가 안 잡히면 한국은행의 고민이 커지겠군요. 잘 들었습니다.
홍혜영 기자(bigyim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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