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동부 격전지서 정규군·용병 지속적 증가 관측
러, 요새도시 향해 물량공세…"고기분쇄식 소모전 지속"
우크라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주변 |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러시아가 겨우내 교착을 깨고 대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진단이 우크라이나에서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남부도시 오데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면을 이같이 분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거대한 복수를 갈구하는 것 같다"며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한 복수는 러시아의 전쟁 초반 패퇴에 대한 앙갚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작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북부에 있는 수도 키이우 점령을 노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기습에 실패하고 보급에 차질을 겪다가 전선을 자국 본토 근처 동부와 2014년 점령한 크림반도와 가까운 남부로 물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부 패퇴를 동부에서 만회하려고 대규모 전사, 부상을 개의치 않는 물량공세를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날마다 더 많은 정규군을 투입하고 있다"며 "와그너그룹 용병들에게서도 병력 증가가 보인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 운영하는 용병단 와그너그룹은 병력 부족을 메우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동부, 남부 전선에서 최근 2개월 동안 사실상 교착 상태를 이어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의 군사안보 당국은 러시아가 올해 상반기 안에 대반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우크라이나에 귀띔해왔다.
동부 바흐무트 주변의 극심한 소모전 |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한 현재 격전지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요새도시인 바흐무트 주변이다.
러시아 측은 이들 도시에서 점령지를 속속 넓혀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친러시아 괴뢰정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수반 데니스 푸실린은 바흐무트 남부 부흘레다르 진지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부흘레다르는 전쟁 시작 때부터 우크라이나가 탄광을 진지로 삼아 러시아에 저항해온 자연 요새다.
와그너그룹의 운영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바흐무트 북부 마을인 블라호다트네를 점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부흘레다르, 블라호다트네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했다고 반박한다.
로이터 통신은 양측 주장의 진위가 확인되지 않지만 전투 소식을 보면 러시아군이 조금씩이라도 점령지를 넓혀가는 게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인 미콜라 살라마카 대령은 "부흘레다르는 고지대에 있고 극도로 강력한 방어거점이 마련돼 있다"며 "바흐무트와 마찬가지로 러시아 부대가 차례로 하나씩 계속 박살 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주력전차와 장갑차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이 지체되는 상황에서 '고기분쇄 전술'로 묘사되는 가차 없는 소모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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