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31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40대 일자리가 전 연령대 중에서 유일하게 줄어드는 걸로 나타났다면서요?
<기자>
네. 참 걱정되는 문제고요. 지금 우리 일자리 상황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40대의 고용률이 최근 5년 동안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줄어든 걸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5년 동안의 데이터를 놓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분석해 봤더니, 2017년과 비교했을 때 40대만 취업자의 비율이 1.3% 포이트나 줄어들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7년부터 20년까지, 3년 동안 계속해서 꾸준히 줄어온 40대 고용률이 아직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우리나라의 40대 고용률은 국제적으로 비교해 봐도 OECD 평균보다 크게 낮은 편입니다.
국제 통계는 시차가 좀 있게 마련이라서 2021년 통계가 최신인데요. 21년 기준으로 38개 회원국 중에서 31위 최하위권이고요.
콜롬비아, 아이슬란드, 이런 나라들에 이어서 다섯 번째로 감소폭이 컸습니다.
<앵커>
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여러 요인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일단 청년고용에 대해서는 다들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요.
또 노년 일자리도 어떻게든 늘리려고 정부가 노력을 많이 합니다.
청년이나 노인을 고용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간접적인 취업 지원을 하기도 하고, 아예 정책적 일자리도 만들죠.
공공일자리 비중이 커지는 게 고용시장의 질이 좋은 상태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지만요.
어쨌든 일자리 숫자는 늘어난 거고, 사실 이번 분석에서 청년과 노인, 특히 노인 고용률이 올라간 건 이 영향도 꽤 있는 걸로 보입니다.
40대는 그야말로 알아서 혼자서 헤쳐나가야 하는 나잇대죠. 민간 일자리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나잇대인데, 이렇게 고용률이 낮아져 왔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그만큼 민간 일자리 상황이 굉장히 안 좋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일단 양질의 풀타임 일자리, 전일제 일자리가, 안정되고 탄탄한 일자리가 그만큼 줄어든 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40대 일자리가 제일 많이 줄어든 분야가 도소매업과 제조업입니다.
제조업이야말로 질 좋은 전일제 일자리를 제일 많이 창출하는 분야로 보통 보는데, 여기서 40대의 자리가 많이 줄어든 건 그만큼 우리 제조업의 체질이 허약해진 걸 방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조사에서 따로 발라내서 분석하진 않았지만 도소매업과 숙박, 음식업의 40대는 보통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들이 많은 편이거든요.
아르바이트생이라도 채용하던, 그러니까 다른 사람의 고용을 조금이라도 창출해 내던 40대 자영업자들이 그만큼 어려움을 겪은 게 아닌가 추산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이 분야들에서 40대가 사라졌습니다.
여성보다 남성 고용률이 더 낮아진 것도 눈에 띕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맞벌이 가정은 절반 정도고요. 생계는 남성이 좀 더 책임지고 전일제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남성 고용률이 더 낮아졌다는 건 그만큼 고용시장의 질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의미하는 겁니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산업구조의 변화도 있기는 합니다. 지난 5년 동안 IT나 바이오 같은 미래형 산업이 부상한 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40대가 많이 끼어들어가기에는 좀 어려운 분야들이죠.
2030 일자리가 좀 더 창출되는 분야고, 이런 신산업은 계속 발전해야 하지만 40대 고용률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크게 미치긴 어려웠던 걸로 보입니다.
<앵커>
참 중요한 얘기인 것 같아요. 저희가 보통 실업률 하면 전체적인 실업, 전체적인 고용 시장의 현황을 볼 수 있는 거잖아요, 숫자들이. 그런데 그 숫자 뒤에 감춰져 있는, 그러니까 고용시장의 진짜 양질의 일자리가 얼마인지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없다는 게 좀 아쉽기도 하고 특히 40대가 가장이잖아요. 그래서 더 문제 아닙니까?
<기자>
그게 큰 문제죠. 40대는 가장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나이고요. 그리고 가장입니다. 40대에 일자리를 잃으면, 가정에 심각한 타격을 주죠.
아이들이 불안정하게 자라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경제상황이 더 좋아져야 40대 일자리 상황이 좋아질 수 있을 거고요.
이번에 이 분석을 내놓은 전경련 연구진은 기업들에 대한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으로 40대가 일자리를 좀 더 지킬 수 있게 정부가 간접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40~50대는 노동시장에서 한 번 탈락하면 다시 취업하기 가장 힘든, 나이의 제약이 큰 일자리 문화도 좀 바뀔 필요가 있겠습니다.
고용하는 쪽이나 구직하는 쪽이나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좀 더 조성돼야 할 걸로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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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31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40대 일자리가 전 연령대 중에서 유일하게 줄어드는 걸로 나타났다면서요?
<기자>
네. 참 걱정되는 문제고요. 지금 우리 일자리 상황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40대의 고용률이 최근 5년 동안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줄어든 걸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5년 동안의 데이터를 놓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분석해 봤더니, 2017년과 비교했을 때 40대만 취업자의 비율이 1.3% 포이트나 줄어들어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탓도 있지만, 그 탓만 할 순 없는 게, 오히려 2021년과 22년에는 그래도 좀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2017년부터 20년까지, 3년 동안 계속해서 꾸준히 줄어온 40대 고용률이 아직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우리나라의 40대 고용률은 국제적으로 비교해 봐도 OECD 평균보다 크게 낮은 편입니다.
국제 통계는 시차가 좀 있게 마련이라서 2021년 통계가 최신인데요. 21년 기준으로 38개 회원국 중에서 31위 최하위권이고요.
특히 지난 2016년부터 5년 동안 40대 고용률이 감소한 폭이 OECD에서 가장 큰 나라 중 하나입니다.
콜롬비아, 아이슬란드, 이런 나라들에 이어서 다섯 번째로 감소폭이 컸습니다.
<앵커>
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기자>
여러 요인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일단 청년고용에 대해서는 다들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요.
또 노년 일자리도 어떻게든 늘리려고 정부가 노력을 많이 합니다.
청년이나 노인을 고용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간접적인 취업 지원을 하기도 하고, 아예 정책적 일자리도 만들죠.
정부나 지자체의 파트타임 공공일자리 같은 것들 말입니다.
공공일자리 비중이 커지는 게 고용시장의 질이 좋은 상태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지만요.
어쨌든 일자리 숫자는 늘어난 거고, 사실 이번 분석에서 청년과 노인, 특히 노인 고용률이 올라간 건 이 영향도 꽤 있는 걸로 보입니다.
40대는 그야말로 알아서 혼자서 헤쳐나가야 하는 나잇대죠. 민간 일자리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나잇대인데, 이렇게 고용률이 낮아져 왔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그만큼 민간 일자리 상황이 굉장히 안 좋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일단 양질의 풀타임 일자리, 전일제 일자리가, 안정되고 탄탄한 일자리가 그만큼 줄어든 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40대 일자리가 제일 많이 줄어든 분야가 도소매업과 제조업입니다.
제조업이야말로 질 좋은 전일제 일자리를 제일 많이 창출하는 분야로 보통 보는데, 여기서 40대의 자리가 많이 줄어든 건 그만큼 우리 제조업의 체질이 허약해진 걸 방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조사에서 따로 발라내서 분석하진 않았지만 도소매업과 숙박, 음식업의 40대는 보통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들이 많은 편이거든요.
아르바이트생이라도 채용하던, 그러니까 다른 사람의 고용을 조금이라도 창출해 내던 40대 자영업자들이 그만큼 어려움을 겪은 게 아닌가 추산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이 분야들에서 40대가 사라졌습니다.
여성보다 남성 고용률이 더 낮아진 것도 눈에 띕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맞벌이 가정은 절반 정도고요. 생계는 남성이 좀 더 책임지고 전일제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남성 고용률이 더 낮아졌다는 건 그만큼 고용시장의 질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의미하는 겁니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산업구조의 변화도 있기는 합니다. 지난 5년 동안 IT나 바이오 같은 미래형 산업이 부상한 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40대가 많이 끼어들어가기에는 좀 어려운 분야들이죠.
2030 일자리가 좀 더 창출되는 분야고, 이런 신산업은 계속 발전해야 하지만 40대 고용률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크게 미치긴 어려웠던 걸로 보입니다.
<앵커>
참 중요한 얘기인 것 같아요. 저희가 보통 실업률 하면 전체적인 실업, 전체적인 고용 시장의 현황을 볼 수 있는 거잖아요, 숫자들이. 그런데 그 숫자 뒤에 감춰져 있는, 그러니까 고용시장의 진짜 양질의 일자리가 얼마인지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없다는 게 좀 아쉽기도 하고 특히 40대가 가장이잖아요. 그래서 더 문제 아닙니까?
<기자>
그게 큰 문제죠. 40대는 가장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나이고요. 그리고 가장입니다. 40대에 일자리를 잃으면, 가정에 심각한 타격을 주죠.
아이들이 불안정하게 자라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경제상황이 더 좋아져야 40대 일자리 상황이 좋아질 수 있을 거고요.
이번에 이 분석을 내놓은 전경련 연구진은 기업들에 대한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으로 40대가 일자리를 좀 더 지킬 수 있게 정부가 간접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40~50대는 노동시장에서 한 번 탈락하면 다시 취업하기 가장 힘든, 나이의 제약이 큰 일자리 문화도 좀 바뀔 필요가 있겠습니다.
고용하는 쪽이나 구직하는 쪽이나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좀 더 조성돼야 할 걸로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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