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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김재원, 최고위원 출사표…홍준표 "한물간 정치 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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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다시 최고위원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죠. 국민의힘의 최종병기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는데요. 지난해 지방선거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홍준표 시장은 '한물간 정치 낭인'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정치권의 해석도 나왔는데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저는 오는 3월 8일 실시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하고자 합니다. 국민의힘의 '최종병기'를 자처하며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보수의 최종병기', '대한민국의 최종병기'가 되겠습니다.]

아침 라디오 방송의 단골 게스트인 국민의힘 김재원 전 최고위원, 이제 최고위원회의 고정 출연을 꿈꾸나 봅니다. 어제(25일) 최고위원 출마 의사를 밝혔죠. 이쯤 되면 아예 직업을 최고위원으로 정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최고위원에 또다시 출사표를 던진 이유, 유경험자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이미 최고위원을 지낸 사람으로서 당의 갈등을 중재하고 조정할 수 있는 그런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김 전 최고위원을 키운 건 팔할이 이준석 전 대표였을까요? 이 전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지내면서 깨달은 바가 많은 모양입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이준석 대표 시절에 최고위원으로서 활동하면서 참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당의 화합을 위해서 참았던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제가 다시 최고위원으로서 역할을 맡게 되면 그러한 일이 없도록 제가 나서서 당의 모든 의사결정과 운영이 철저하게 합리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조력을 다 할 생각입니다.]

김 전 최고위원이 재도전할 용기를 낼 수 있었던 데는 든든한 지원군의 역할도 컸는데요. 당내 최대 친윤계 의원 모임인 국민공감의 공보 간사 유상범 의원이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 의원이 직접 나서 출마 기자회견장을 예약해줬다고 하는데요. 유 의원이 김 전 최고위원을 돕는 건 두 사람의 각별한 인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동기로 대학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왔다고 합니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후 검사 생활도 함께 했는데요. 유 의원의 정치 입문을 이끈 것도 김 전 최고위원이었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정치부회의와의 통화) : 대학 때부터 절친입니다. 오랜 시간 계속 교류를 해왔고 제가 21대 총선에 출마할 때 많은 조언을 준 친구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우리 보수 정치권에서 김재원 전 의원처럼 논리와 설득력을 갖춘 인물이 드물다고 생각을 합니다.]

귀인이 있으면 훼방꾼도 있는 게 세상 이치겠죠. 국민의힘 상임고문이기도 한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는데요.

[홍준표/대구시장 (페이스북 음성대역 / 1월 25일) : 최근 당내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또다시 서로 눈치만 보고 출마예정자도 찾아보기 힘들다 보니 이미 한물간 정치 낭인들만 설치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홍 시장이 글을 올린 시점, 공교롭게도 김 전 최고위원이 출마를 선언한 어제인데요. '한물간 정치 낭인'은 김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부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정치 낭인 생활 중인데요. 잠시 김 전 최고위원의 과거를 살펴볼까요. 박 마커의 '슬기로운 과거탐구생활' 시간입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떨어진 이후 이듬해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는데요.

[김재원/당시 국민의힘 신임 최고위원 (2021년 6월 11일) : 저를 최고위원으로 선출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우리 당이 정말 대선의 거친 풍랑을 헤쳐나가고, 또 집권을 준비하는 모든 일에 제가 중심을 잡고 우리 당이 안정적으로 정권을 쟁취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몸소 헌신하겠습니다.]

하지만 4선 국회의원을 향한 꿈을 접기는 어려웠나 봅니다. 지난해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 최고위원직 사퇴를 고심한 건데요. 대구 중남구, 당시 곽상도 전 의원이 대장동 50억 클럽에 연루된 사실이 알려지자 자진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곳이었죠. 국민의힘은 해당 지역구에 무공천을 결정했는데요.

[권영세/당시 국민의힘 3·9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 (지난해 1월 28일) : 이번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는 직전 지역구 국회의원이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된 범죄 혐의를 받아서 현재 수사 중이기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공당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책임정치 실현의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입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탈당을 불사하며 무소속 출마 의사까지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이준석 전 대표를 비롯한 여러 당내 인사들의 비판에 밀려 결국 뜻을 접었는데요.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MBC '정치인싸' / 지난해 1월 30일) : 지금 김재원 최고위원이 탈당을 감수하면서까지 출마를 하겠다고 하는 건 기조에 좀 안 맞죠. 제가 봤을 땐 굉장히 이기적인 마음으로 나가시는 거지, 그냥 본인이 당선되시게 나가시는 거지, 제가 봤을 땐 어떤 고차원적인 전술은 전혀 아닐 겁니다.]

최고위원이란 직함은 그저 자기 정치를 위한 교두보였을까요? 미련을 버리지 못한 김 전 최고위원은 대구시장 출마로 급선회했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해 3월 29일) : {어제부로 최고위원직 사퇴하신 거예요?} 네, 맞습니다. 어제 그 기자회견을 하면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면서 더 이상 당에 부담 주지 않기 위해서 최고위원을 사퇴했습니다. {그렇죠,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셨습니다.} 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경선에서 패배한 건데요. 악수는 악연으로도 이어졌습니다. 경선 과정에서 김 전 최고위원과 홍 시장은 극한 감정싸움을 벌였죠.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출처 : 유튜브 '오른소리' / 지난해 4월 20일) : 토론을 그렇게 하시는 것은 참으로 좋지 않은 태도입니다. 남을 폄하하고, 대구 시민들이 보고 있는데 깐죽거리고, 남 비난하는 그런 토론은 옳지 않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의원 (출처 : 유튜브 '오른소리' / 지난해 4월 20일) : 제가 깐죽거린 게 아니고~ 어쨌든 저도 대구시장 후보자로서 나온 후보자인데 그렇게 모욕적으로 말씀하시는지 저는 그게 조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출처 : 유튜브 '오른소리' / 지난해 4월 20일) : {홍 후보님 김재원 후보에게도 질문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재원 후보는) 못돼가지고 질문하기 싫은데… 알겠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의원 (출처 : 유튜브 '오른소리' / 지난해 4월 20일) : 겁나서 질문 안 하시는 거 아닙니까?]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출처 : 유튜브 '오른소리' / 지난해 4월 20일) : 내가 어떻게 김재원 후보를 겁내겠습니까? 최소한의 도리를 지키고 예의를 지켜가면서 (토론) 하셔야지.]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의원 (출처 : 유튜브 '오른소리' / 지난해 4월 20일) : 예의를 안 지키는 게 누굽니까! 지금!]

그래도 한때는 신의가 돈독했던 두 사람이었는데요.

[홍준표/당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2017년 4월 10일) : 17대 제가 공천 심사할 때 제가 영입한 사람입니다. 김재원 수석이 얼마나 참 영민하고 똑똑하고 일 잘하는지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대구시장 경선을 계기로 둘 사이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듯합니다.

일단 홍 시장 측은 '정치 낭인'이란 표현이 특정 인물을 가리킨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요. 홍 시장의 말대로 낙선 이후 김 전 최고위원의 본격적인 낭인 생활이 시작됐죠. 지난해 6월엔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산티아고 순례길은 일부 정치인들이 낙선의 아픔을 딛고 재기할 힘을 얻기 위해 찾던 곳이기도 합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의원 (JTBC '썰전 라이브' / 지난해 8월 31일) : 이제 일단 일상을 벗어나서 스스로를 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았고, 아무래도 이제 일상적인 일에 매몰되어 있다가 지리적 환경 또는 공간적 환경이 달라지면…]

순례를 마치고 온 뒤에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며 장외 평론가로 활동해왔는데요. 산티아고 순례길 홍보대사에 위촉되기라도 한 걸까요? 난관에 부딪친 정치인들에게는 늘 산티아고 순례를 권유하곤 했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해 10월 12일) : 지금 당장 좀 돌아보고 생각해야 될 분, 저는 우리 이준석 대표님 한번 산티아고 순례길을 815㎞ 다는 못 걸으실 거고 사리아에서부터 가는 100㎞ 코스라도 일주일 정도만 걸으시면 정말 마음이 맑아지고…]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달 14일) : 그래서 나오셔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한번 걸어보면서 민주주의 상황에서, 선거에서 국민의 의사를 왜곡했던 그 범죄를 스스로 돌아보면서…]

방송 출연으로 존재감을 유지하던 김 전 최고위원, 이제는 정치 낭인의 멍에를 벗어던질 때가 됐다고 판단했나 봅니다. 출마 선언날 감행한 홍 시장의 도발에도 여유롭게 노코멘트로 응수했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저는 홍준표 시장님의 말씀에 반응을 하면 그분이 별로 좋아하시지 않기 때문에 말씀드리지 않는 것이 좋겠고요. 때때로 동의하지 않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아무리 좋아도 여의도길만은 못했겠죠. 돌고 돌아 최고위원으로 돌아오겠다는 김 전 최고위원, 또다시 여의도길을 돌 수 있을까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김 전 최고위원의 말로 정리하겠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해 10월 5일) : {산티아고 순례길하고 여의도길하고 '둘 중의 한 군데를 돌아라'라고 하면 어디를.} 산티아고 순례길은 걸어가면 늘 생각이 깊어지고 자신을 돌아보는 길인데, 여의도길은 생각하기 싫은 길이죠. {다시 안 가실 거는 아니시죠, 여의도?} 양쪽 다 카미노 블루가 있죠, 한 번씩 생각이 나는 길이죠.]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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