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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세계 속의 북한

폼페이오 "김정은, 주한미군 필요하다 해...中위협서 보호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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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3월 극비리에 평양을 방문한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에게 중국 공산당의 위협으로부터 한반도를 지키기 위해 주한 미군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출간된 자신의 회고록 『한치도 양보하지 마라: 내가 사랑하는 미국을 위해 싸우다』에서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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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남북미 판문점 회동.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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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에 따르면, 폼페이오 전 장관은 2018년 CIA 국장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중국 공산당은 줄곧 '주한 미군이 한국을 떠나면 김 위원장이 매우 행복해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운을 떼자, 김 위원장은 "중국인들은 거짓말쟁이들"이라고 외치더니 "중국 공산당은 한반도를 티베트나 신장처럼 다루기 위해 미군 철수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회고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김정은은 (중국으로부터의) 보호를 원했다"면서 "한반도에 미국의 미사일이나 지상 전력이 중강되는 것을 북한 사람들은 전혀 싫어하지 않는다"고 기록했다.

회고록엔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오찬 때 오간 대화도 자세히 담겼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엘턴 존이 누군지 아냐"고 물으며, 그의 히트곡 '로켓맨'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별명인 '리틀 로켓맨'을 노래 제목에서 따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트위터에서 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처음 언급했다. 대통령 재임 기간 유엔(UN) 총회 연설에서조차 이러한 표현을 공개적으로 사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설명에 김 위원장을 포함한 참석자 대부분이 웃음을 터뜨렸고, 김 위원장은 "'로켓맨'은 좋다, 하지만 '리틀'은 별로다"고 농담했다고 폼페이오 전 장관은 회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트위터에서 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처음 언급했다. 대통령 재임 기간 유엔(UN) 총회 연설에서조차 이러한 표현을 공개적으로 사용했다.

2019년 6월30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판문점 회동' 때의 일화도 실렸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당시 북한은 물론 미국도 문 전 대통령의 동행을 원치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당시 "우리가 직면해야 할 가장 큰 도전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서, 그 도전이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역사적 사건의 일부가 되기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나에게 수차례 직접 전화했고, 그에 대한 내 대답은 잘 연습돼 있었다"면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단 둘이 만나는 것을 선호했다"고 적었다. 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위한 시간도, 존경심도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에서 자유의집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안내하는 역할만 맡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 없이 53분 동안 회동했고, 이후 남·북·미 3자 회동은 4분 가량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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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폼페이오 전 장관은 자신의 방북 즈음 북한 인권 상황을 비판하는 국무부 연례 인권 보고서가 나온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이 언짢아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배를 침몰시키고 사람들을 실종시키며 무고한 이들을 죽이는 것을 그만두라. 그러면 그 보고서도 없어질지 모르겠다"고 쏘아붙였다고 기록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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