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30 (화)

‘기후변화’가 부른 역대급 산불…산불 헬기 조종사의 증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올해만 대형산불 11건 발생…전례 없던 일

“안전한 지역도, 안전한 시기도 없다”


대형산불이 몇 년에 한 번 온다는 건 옛말이다. 피해면적 100ha(헥타르)이상의 대형산불이 거르지 않고 찾아온 지도 2017년부터 햇수로 6년 연속이다. 뚜렷하게 관찰되는 산불의 대형화와 함께 산불이 시기를 가리지 않는 ‘연중화’ 역시 심화되고 있다. 봄철이나 겨울철 건조기에 난 산불이 아니라 이례적인 여름 대형 산불이었던 밀양 산불이 대표적이다.

심화되는 산불 위기의 배경에는 기후변화가 있다. 기온이 오르고 습도가 감소하는 경향이 산림을 건조하게 만든다. 건조한 산림에서는 작은 불씨가 큰 불로 쉽게 커진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다. 산불은 기후변화의 결과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재해다.


산불의 최전선에서 싸우며 기후변화의 결과를 눈으로 목격하는 이들은 변화를 어떻게 체감하고 있을까? 지난 11월9일 산림청 원주산림항공본부에서 산불 진화 헬기 조종사들을 만났다. 지난 수년간 산불 진화 작전에 출동했던 베테랑들이다. 보통 불은 종류를 불문하고 소방이 끄는 줄로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산불 진화의 주무 부처는 산림청이다. 산림항공본부 소속 헬기 조종사들은 지상작전을 수행하는 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와 함께 화염과 매연을 뚫고 화선에 접근해 수천톤의 물을 끼얹는 산불 진화의 주역들이다.


‘체감’하는 기후위기

올해 난 산불은 704건(12월2일 기준)으로, 지난 10년 평균(480.9건)과 비교하면 46% 가까이 증가했다. 피해 면적으로 보면 차이는 더 뚜렷하다. 올해 산불 피해 면적은 2만4767ha로 지난 10년평균과 비교했을 때 스무배를 훌쩍 넘는다. 이는 이례적으로 많이 발생했던 대형 산불 때문이다.


지난 3월 축구장 2만9303배의 면적을 태운 울진 산불을 포함, 올해 발생한 대형산불은 총 11건이다. 전례 없는 일이었던만큼 산불 진화 비행도 ‘역대급’으로 고됐다. 이동규 기장은 “재작년에는 1백시간 정도 비행을 했는데, 올해는 이미 2백시간이 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