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멈추지 말고 이동해주세요"…이태원과 달랐던 한밤 광화문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린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축구팬들이 태극 전사들을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4일 밤 월드컵 거리응원이 벌어진 광화문 광장에는 2만6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한 달여 전 이태원 참사 아픔을 겪은 시민들은 안전하게 경기를 관람하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질서를 지켜 무사히 귀가했다.

25일 서울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월드컵 거리응원을 위해 광화문 광장을 찾은 시민은 2만6000여명에 달했다.

중앙일보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린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경찰이 시민통행로에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예상 참석 인원은 약 8000여명이었으나 이보다 3배 넘는 인원이 몰리면서 경찰과 서울시, 붉은악마 응원단은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경찰 등에서 이날 거리응원 안전관리에 배치한 인원은 약 1400명이었다.

붉은악마는 예상 참석 인원을 기존 예상에 따라 시민들을 총 5개 구획(섹터)으로 나눠 분산 수용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현장에 많은 사람이 몰리자 경찰은 신속히 펜스를 일부 걷어내고 세종대로의 차량 통행을 막아 자리를 더 마련했다. 미리 마련된 구획에 들어가지 못한 수백명의 시민들은 광장 한쪽에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

중앙일보

축구팬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응원을 한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찰과 안내요원들은 경기를 보러 온 인파가 통행로를 막지 않도록 경광봉을 흔들며 “멈추지 말고 이동해달라”고 끊임없이 소리쳤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인파가 몰린 오후 10시 무렵에는 호루라기 소리가 광장을 메웠다.

광화문 광장 일대에 설치된 펜스에도 ‘원활한 통행을 위하여 멈추지 마시고 이동 부탁드린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붉은악마 측은 응원 중간중간 방송을 통해 “안전하게 관람해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시민들도 서두르지 않고 스스로 거리를 유지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었다.

자정 가까운 시각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펜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고, 뒤이어 섹터 안에 있던 관람객들도 순차적으로 귀가하기 시작했다.

중앙일보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거리응원을 마친 시민들이 뒷정리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안내 요원이 경광봉을 흔들며 시민들을 한쪽으로 이동시켰고 교통경찰들은 횡단보도에 대기하며 시민들의 귀가를 도왔다.

지하철역 입구에서도 경찰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출구마다 펜스를 치고 2~3명씩 차례로 들어가도록 안내했다.

현장에서 통합상황실을 운영한 서울시에 따르면 24일 거리응원으로 응급상황이 발생한 일은 없었다.

중앙일보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거리응원을 마친 시민들이 경찰의 안내를 받으며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곳곳에는 파란 종량제봉투가 놓여있었다. 대부분 시민들은 쓰레기를 이 종량제봉투에 주워 담고 자리를 떠났다.

이날 응원에 참여한 한 시민들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안전관리가 매우 잘 됐다고 느꼈다. 통행로를 넓게 확보하고 경찰이 수시로 상황을 관리한 게 기억에 남고, 시민들도 질서 지키려고 노력하는 거 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통행로에 잠깐만 서 있어도 바로 이동하라고 칼같이 통제해서 정체가 불가능했다”며 “사실 이 정도만 돼도 관리가 충분하다고 생각해 이태원 참사가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고 했다.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