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교 폭력이 벌어지면 학생들 간의 분쟁을 해결해야 할 학교폭력 대책 심의위원회에서 학생에게 오히려 또 다른 상처를 입게 했단 주장이 나왔습니다. 폭행 당했을 당시의 영상을 틀어둔 채 여러 차례 질문을 했다는 건데, 이 학생은 트라우마가 재발해서 치료 받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배양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학생이 벗어나려는 다른 학생을 거세게 붙잡습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어깨 너머로 내던집니다.
지난 6월 말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피해자 A군은 팔이 부러졌습니다.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습니다.
[A군/학교폭력 피해 학생 : 제가 복도에서 다쳤잖아요. 그 복도를 못 다녀요.]
그런데 A군 측은 사건 두 달 만에 열린 학폭위에서 더 큰 상처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심의위원들이 당시 CCTV 영상을 띄워 놓고 심의를 진행했다는 겁니다.
당시 회의록입니다.
피해 학생에게 CCTV를 자세히 봤냐고 묻습니다.
트라우마 때문에 못 본다고 항의해도 계속 질문합니다.
[A군/학교폭력 피해 학생 : (화면을) 제대로 가리켜서 이 장면을 보면 이런 식으로… 그때가 떠올라서 힘들었어요.]
나아졌던 증상은 다시 심해졌습니다.
[A군 어머니 : 정신과적 진단서가 (학폭위에) 분명히 올라갔었어요. (주치의가) 지금 트라우마 환자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고…]
다른 학폭위 심의위원들은 JTBC에 "고의성을 알아보기 위해 질문이 필요했을 수 있다"면서도 "피해 학생 심의 때 영상을 트는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학교 폭력 사건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 같은 학폭위의 부실한 운용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
학폭위엔 변호사, 심리상담사 등 전문가가 포함돼 있지만 실제 심의를 맡는 소위원회엔 참석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의위원 수도 부족해 전체 심의의 30%는 법정 기한인 4주를 넘겨 열리고 있습니다.
[김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교육위원회) : 인원을 충원해서 소위일지라도 심리상담사나 변호사들이 (참여해) 피해 학생의 상처를 최소화해야…]
서울시교육청은 심의위원의 연수와 교육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자료제공 :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실 (국회 교육위원회))
(영상디자인 : 유정배)
배양진 기자 , 박세준, 김진광, 정철원, 박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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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폭력이 벌어지면 학생들 간의 분쟁을 해결해야 할 학교폭력 대책 심의위원회에서 학생에게 오히려 또 다른 상처를 입게 했단 주장이 나왔습니다. 폭행 당했을 당시의 영상을 틀어둔 채 여러 차례 질문을 했다는 건데, 이 학생은 트라우마가 재발해서 치료 받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배양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학생이 벗어나려는 다른 학생을 거세게 붙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