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신중 대응 주문
북한은 오후 5시쯤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개성공단 북측 관리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총국장 이금철) 명의의 문건을 보내왔다. 북한은 “장마철 공단 설비·자재 피해와 관련해 기업 관계자들의 긴급대책 수립을 위한 공단 방문을 허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공단관리위 관계자도 함께 방문해도 된다며 “방문 기간 필요한 협의들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공단 문제를 놓고 남북 간 협의를 벌이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정부는 오후 7시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다시는 이런 일(북측의 일방적 공단 가동중단)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신중한 대응을 전달한 것으로 한 참석자는 전했다. 정부는 그동안 우리 기업인의 방북을 승인하지 않아왔다. 북한의 재발방지 약속 등 근본적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도 “이미 5월에 두 차례나 팩스를 보내 남남갈등을 조장한 적이 있기 때문에 북한에 이용당하지 않도록 상황을 냉정히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언론브리핑에서 “여러 상황을 종합 고려해 대응책을 검토해 나갈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고민은 기업들의 고통이 심해지는 데다 상황변화도 있다는 점에 있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현지 설비와 자재가 녹슬거나 가동불능 상황이 되는 게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당국회담 무산 이후 남북관계의 단절상황이 계속된 데 따른 부담도 있다. 북한이 당국회담 불발 직후 끊었던 판문점 직통전화를 이날 재가동하는 등 유화공세를 보인 점도 그냥 넘기기 쉽지 않다.
이영종·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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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 판문점 통신선 20여일 만에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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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종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ja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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